반경 400㎞ 손금 보듯 … 한반도 ‘하늘의 눈’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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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우리 군에 도입될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피스아이’의 모습. [보잉 제공]


올 6월 우리 공군에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가 도입된다.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프랑스·영국·일본·호주·터키·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9번째다. 우리가 보유하게 될 AEW&C는 보잉 737기를 개조한 최신예 기종이다. ‘피스아이(peace eye)’로 불리는 이 기종은 미국·프랑스(707기 개조)나 일본(767기 개조)이 보유한 기존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델이다. 보잉은 지난달 24일 국내 언론에 이 기종을 최초로 공개했다.

 보잉의 미국 시애틀 랜턴 공장에서 공개된 피스아이는 우리 공군에 인도될 AEW&C 4대 중 1호기다. 보잉 시애틀 상용공장에서 생산된 737기를 이 공장으로 옮겨와 레이더와 안테나·자기방호시스템 등을 부착한 것이다.


나머지 3대는 사천의 한국우주항공(KAI)에서 개조 중이다. 1호기는 지난해 6월 30일 첫 비행을 했고 현재는 주 2회 주·야간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개조 작업에 전선만 186㎞가 사용됐고, 특정지역의 집중 감시가 가능한 메사(MESA·다기능 전자 주사 배열) 레이더 시스템이 장착됐다. 기존의 조기경보기는 동체 윗부분에 비행접시를 닮은 안테나가 12초 간격으로 돌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을 감시하는 데 12초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피스아이는 동시에 360도 감시가 가능하다. 400㎞ 떨어진 곳을 집중적으로 감시할 수도 있다. 한반도 전역이 감시권이다.

동체 뒷부분 상단에 탑재된 레이더의 무게만 2.26t이다. 미사일경보장치(6대)와 플레어(8기)로 불리는 금속파편 분사장치로 미사일을 피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전력소모가 많아 엔진에 부착된 발전기도 일반 엔진의 두 배인 180KAV(KW)로 개조했다. 한 대 가격은 4억 달러(4510억원)다. 피스아이 보유로 북한의 AN-2기 등 지상레이더가 포착하지 못하는 저고도 비행체나 산 뒤편의 움직임도 감시할 수 있게 됐다. 해상의 소규모 선박도 감시권에 들어간다. 피스아이는 공중통제 기능도 있어 유사시 중앙방공통제소(MCRC) 기능도 한다. 한번 이륙하면 8시간 동안 작전 가능하며 공중급유 시 20시간 상공에 체류할 수 있다.

시애틀=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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