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 … 힐 … 존스 거쳐간 미 ‘평화봉사단’ 50번째 생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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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스티븐슨, 힐, 존스(왼쪽부터)

많은 한국 관련 주요 인사들이 거쳐간 미국의 평화봉사단(Peace Corps Volunteers·피스코)이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았다. 이 중에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CNN, 미국의 소리(VOA)방송 등 외신들은 1일(현지시간) “피스코는 미국의 역사상 가장 큰 사회적 실험 중 하나”라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피스코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1960년 10월 미시간대 연설에서 “인생의 2년을 개도국에서 봉사하며 세계 평화에 기여하자”며 제안, 그의 취임 직후인 61년 3월 1일 공식 출범했다. 50년간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139개국에서 연인원 20만 명의 미국 젊은이가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이들은 개도국에서 의료·교육·영농·에이즈 예방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종사하며 미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국에서도 66∼81년 2000여 명의 피스코 단원이 영어교육과 공중보건, 직업훈련 분야에서 활동했다. 지금도 77개국에 86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파견돼 있다.

 특히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9월 입국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이름을 ‘심은경’으로 소개하고 인사말도 한국어로 해 주목을 받았다. 자신이 70년대 피스코 단원으로 한국 중학교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린 것이다. 스티븐스의 후임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조 도노번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도 한국에서 피스코 단원으로 2년간 활동했다.

 하지만 피스코 활동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피스코 조직을 2배 늘리겠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미 의회도 관련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입장이다. 케빈 퀴글리 피스코 단장은 “지난 50년 동안 피스코의 누계 예산은 올해 미국 국방비의 1%보다도 적은 수준”이라며 “적은 돈으로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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