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기부양정 기습 침투 대비 … 서해5도에 미사일 장착 헬기 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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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하는 500MD 헬기.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전군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등 군사적 긴장 수위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2일 밝혔다. 김 장관은 서울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과의 당정협의에서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전군 경계태세 강화령을 내렸다”며 “지난해 12월 초 시작한 동계훈련도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다. 국방부와 국회 국방위원 등에 따르면 김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설을 개량하는 한편 추가적인 핵 실험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의 지하갱도는 아직 완공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일부 신형무기도 전진 배치한 것으로 국방부는 보고했다.

 군 당국은 공기부양정을 이용한 북한군의 기습 침투를 저지하기 위해 서북도서에 500MD 헬기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서해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강력한 응징전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500MD 헬기 등 9종을 서북도서로 긴급 전환 배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고속으로 기동하는 북한의 공기부양정은 주한 미군의 아파치 헬기로 대응이 가능했지만 아파치 헬기 철수로 대체 전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육군의 경공격 헬기인 500MD는 대전차 미사일인 토우 4기와 2.75인치 로켓(RKT) 7기, 7.62㎜ 기관총 1문 등을 장착하고 시속 217㎞로 비행한다. 항속거리는 509㎞에 이른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백령도에서 50~60㎞ 떨어진 황해남도 고암포 인근에 공기부양정 기지를 건설해왔다. 고암포 기지는 북한의 주력 공기부양정인 ‘공방’급 함정을 최대 70여 척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방급은 1척당 1개 소대의 병력을 태우고 최고 시속 90여 ㎞의 속력으로 적진에 상륙할 수 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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