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봄입니다, 피부 대청소 하셔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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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봄맞이 집 단장을 하려면 겨우내 쌓였던 먼지부터 떨어내는 게 순서다. 피부도 마찬가지다.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각질이 많이 쌓인다. 각질이 두꺼우면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발라도 흡수가 잘 안 되고 들뜨기 마련. 봄에 기온이 오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땀과 함께 피지 분비가 늘어나는데 두꺼운 각질 때문에 노폐물이 모두 피부 속에 갇혀서 피부색이 칙칙해 보인다. 봄맞이 피부 대청소 ‘딥 클렌징’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피부 전문가 4명으로부터 ‘똑똑한 딥 클렌징’에 관해 들었다. 매일 해도 좋지만 2~3주 정도 집중 관리하면 피부가 몰라보게 환해질 수 있는 방법들이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모델=장예슬(에스팀) 촬영협조=슈에무라(화장품), W퓨리파이(헤어·메이크업) 도움말=고지은(쉬즈 한의원 원장), 이현주(이지함피부과 청담점 원장), 장수미(‘저스트’ 피부관리실 원장), 장지희(슈에무라 교육부 차장)

1단계 비누보다는 폼 클렌저

세안제를 쓸 때는 넉넉히 사용하는 게 좋다. 너무 적은 양을 쓰면 손바닥과 얼굴 피부끼리 억지로 밀리는 마찰 현상 때문에 마사지 효과가 떨어진다.

세정력이 강한 비누일수록 ‘계면활성제’가 많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세정 작용을 하는 계면활성제는 피부를 보호하는 피부 표면의 지질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비누보다 자극이 적은 거품 세안제(폼 클렌저) 사용을 추천했다. 특히 아침에는 비누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를 망치기 때문이다. 역시 가볍게 거품 세안제를 쓰는 게 좋다.

‘저스트’ 피부관리실의 장수미 원장은 “피부를 맑고 깨끗하게 해주는 퓨리파잉(정제) 팩을 사용하면 세안은 물론 보습까지 해결할 수 있다”며 “눈 뜨자마자 맨 얼굴에 팩을 바르고 2분 정도 후에 물로 닦아내라”고 조언했다. 로션 또는 크림 타입의 클렌저를 쓸 때 화장솜과 휴지 사용을 자제하는 것은 딥 클렌징 방법 중 하나다. 미약한 마찰도 피부에는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얼굴에 휴지를 올려서 살짝 유분기만 걷어낸 후 거품 세안제로 가볍게 헹궈내는 2중 세안을 권한다.

2단계 마사지로 혈색을 맑게

세안을 하면서 마사지까지 병행하면 뭉쳤던 얼굴 근육이 풀리면서 혈색이 맑아진다. 눈과 입이 있는 얼굴 근육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움직인다. 쉬즈 한의원의 고지은 원장은 “광대뼈를 중심으로 피로해진 얼굴 근육들을 손가락 끝으로 꼭꼭 눌러주면 기분도 상쾌해지고 얼굴색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간단한 도구를 이용한 ‘괄사요법’도 추천했다. 괄사요법이란 『본초강목』이나 『동의보감』에서 독성 물질을 없애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을 가졌다고 소개된 청자·은·옥으로 만든 도구(괄사)로 몸 구석구석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괄사를 이용한 마사지는 일주일에 1~2번 정도가 적당하다. 방법은 세안제를 얼굴에 바른 후 괄사를 이용해 눈과 팔자주름 주위는 원을 그리듯 2~3번, 광대뼈 아래쪽은 살을 위로 밀어 올리듯 가로 방향으로 3~4번 문지른다. 턱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마는 아래에서 위로 밀듯이 3~4번 문지른다. ‘괄사’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

3단계 충분히 헹구는 게 중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옥괄사. 일반적인 도장을 두 개 정도 합쳐 놓은 크기다(왼쪽). 슈에무라의 오일 클렌저와 거품 세안제(오른쪽).

간편하긴 한데 사용 후의 미끈거림 때문에 오일 세안제를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 미끈거림은 오일 세안제 특유의 보습 효과이기도 하지만 충분히 헹궈내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오일 세안제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왼손바닥에 충분한 양(스포이트 형태의 마개를 3~4번 정도 누른 양)의 오일 세안제를 덜어낸다. 오른손으로 세안제를 얼굴에 골고루 바른 후, 양 손가락 끝에만 살짝 물을 묻혀서 얼굴을 마사지한다. 대부분의 오일 세안제는 이때 우유 빛깔로 변한다. 오일 세안제 성분이 피부 속 피지와 기름 성분의 화장품 찌꺼기를 끌어안고 물 위로 떠오르는 과정이다. 손가락 끝에 묻은 우유 빛 물만 흐르는 물에 잠시 씻어낸 다음, 다시 얼굴을 1~2분 정도 골고루 마사지한다. 얼굴을 문지르는 순서는 뺨과 이마 등 넓은 면에서 입술과 눈 주변 순서로 하는 게 좋다. 입술과 눈 주변은 색조 화장품이 많이 묻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에는 흐르는 물에 20번 정도 헹궈낸다. 슈에무라 장지희 차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3~4번 헹구는 것으로 세안을 끝낸다”며 “이렇게 되면 미끄러움이 남는 것은 물론 모공에서 빼낸 노폐물도 덜 닦인다”고 말했다. 그는 “오일 성분이라고 너무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말고 미지근한 물로 헹궈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각질 제거, 지성 피부는 일주일에 2~3번

모공 속 노폐물을 말끔히 제거하려면 일상적인 딥 클렌징 외에 정기적인 각질 제거도 필요하다. 피부 타입별로 지성 피부라면 일주일에 2~3번, 건성 피부라면 일주일에 1~2번이 적당하다. 뜨거운 물에 적셨다가 물기를 짠 수건을 얼굴에 5분 정도 얹었다 시작하면 모공이 잘 열려서 각질 제거가 쉬워진다.

첫째, 우유 또는 과육이 없는 플레인 요구르트를 이용한다 유통기간이 일주일 정도 지난 우유와 플레인 요구르트를 화장 솜에 적셔 10분 정도 얼굴에 얹어두었다가 세안을 하면 피부가 맑고 매끄러워진다. 유제품에 있는 젖산 성분 때문이다.

둘째, 흑설탕을 이용한다 국자에 흑설탕을 한 주먹 정도 담아 약한 불에서 살살 녹인다. 알갱이가 눈에 보일 정도의 찐득찐득한 상태가 되면 불을 끄고 열을 식힌다. T존(이마와 코를 중심으로 한) 주위부터 시작해 얼굴 전체를 1분 정도 부드럽게 마사지한 후 깨끗이 헹궈낸다.

셋째, 살구씨 가루 또는 녹두 가루를 이용한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살구씨 가루와 녹두 가루에 적당량의 물을 붓고 반죽한다. 얼굴 전체에 고르게 펴 바른 다음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듯 2~3분 정도 마사지하고 깨끗한 물로 헹궈낸다. 살구씨는 각질 제거와 보습 효과가, 녹두 가루는 해독 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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