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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새내기 공무원 첫 걸음은 ‘애민과 개혁’ 깨우침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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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신규 임용 공무원들이 교육받을 강진군 다산관 앞의 다산 정약용 동상. [강진군 제공]


『목민심서(牧民心書) 』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이 지역에 부임한 고을 수령이 백성을 섬기기 위해 마음에 새기고 지켜야 할 도리를 논술한 책이다. 48권 16책으로 남겼다. 지방 관리인 목민관의 중요성과 백성에게 어떤 존재가 돼야 하는지 등을 정리했다.

 다산이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면서 『목민심서』등을 를 집필했던 전남 강진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새내기 공무원들이 다산 정신을 배우며 공직관을 세우고, 공직자로서 마음가짐을 가다듬는다. 강진군은 행정안전부가 총괄하는 2010년 전국 지자체 신규 임용자의 공직관 교육을 다산관에서 실시하기로 21일 행정안전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강진군이 다산 수련원·연세대 다산실학연구원과 함께 강진군 도암면 다산관에서 16개 시·도 및 시·군·구의 5·7·9급 공무원의 공직관 함양 교육을 주관한다. 교육 과정의 부제도 ‘다산을 통한 현대 행정 하의 공직관 배우기’라고 붙였다.

 교육은 3월 2~4일 제1기를 시작으로 7월 22일까지 모두 20기 실시된다. 한 기당 100명씩 모두 2000명이 교육받는다. 2박3일씩 다산관 옆 수련원에서 묵으면서 다산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개발한 프로그램 등을 수강한다.

 교육 첫날에는 21세기 현대 행정에서의 공직자 역할과 필요 역량을 공부한다. 둘째 날에 다산 정신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다산의 삶, 다산과 그의 형제·제자들, 다산이 남긴 사상 등을 살펴본다. 또 ‘21세기 공직자를 위한 목민심서 다시 읽기’라는 타이틀 아래 『목민심서』가 오늘의 공직자에 주는 교훈, 목민정신과 공직자의 리더십 등을 배운다. 셋째 날에는 ‘국가와 다산, 그리고 나’를 주제로 분임 토의를 한다.

 강사는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과 소설 ‘다산’을 쓴 한승원 작가, 황병기 연세대 다산실학 연구교수 등 내로라하는 다산 전문가들이 맡는다. 교육 공무원들은 다산이 머물렀던 다산초당·사의재와 강진청자 도요지를 견학하는 등 지역 문화 체험도 한다.

 황주홍 강진군수는 “다산 선생의 실학사상과 애민정신이야말로 공무원이 지녀야 할, 진정한 공직관의 표석이자 공무(公務)에서 가장 필요한 실력”이라고 말했다.

 『목민심서』를 영역해 출간한 호남대 최병현(61·영문학) 교수는 “다산의 가르침은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성이 있어, 오늘날 공직에 입문하는 이들에게도 아주 유용하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공무원들이 다산학이 완성된 강진 땅에서 선생의 숨결을 느끼며 애민 정신과 개혁정신을 체득해 어질고 바른 공직자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산은 경기도 남양주에서 태어났지만, 강진에서 귀양살이하면서 많은 책을 쓰는 등 학문과 사상을 쌓았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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