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USB’ 통해 북한에 중동 혁명 전파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탈북자들이 북한의 세관망을 무사 통과하도록 제작한 ‘스텔스 USB’ 수백 개를 지난 1년간 북한에 들여보내 주민들 사이에 유포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탈북 지식인 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세관 검색 시 ‘데이터 제로’를 뜻하는 ‘0 byte’로 표시됐다가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콘텐트가 활성화되는 USB(컴퓨터 보조기억장치)를 탈북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이 지난해 2월 개발해 인편 등으로 북한에 밀반입시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북한 세관 당국이 USB를 자본주의 문화를 전파하는 온상으로 보고 검열하는 것에 대응해 이 USB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최근 들어온 탈북자나 현지 통신원들에 따르면 스텔스 USB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설명, 한국 드라마와 더불어 재스민 혁명 과정과 의미를 설명하는 영상물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북한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청년은 “재미없는 내용(자유민주주의 소개 등)보다 드라마 등을 좀 더 많이 넣어 달라”는 식의 주문까지 할 정도라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3일 전직 보안서장(경찰서장)이 피살되는 등 북한 주민들이 공권력에 저항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이달 초 자전거를 타고 밤늦게 퇴근하던 청진시 수남구역의 전 보안서장이 여러 명의 괴한이 던진 돌에 맞아 숨졌다. 피살자는 14년간 청진시 보안서의 감찰과장과 수사과장 등을 지내며 수십 명을 교화소(교도소)로 보내 원성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살사건을 조사 중인 청진시 보안서는 교화소 출소자들을 배후로 파악하고 있다.

권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