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경영난도 ‘우생순’ 집념 못 꺾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임영철 감독

함께 시련을 넘어섰다. 그리고 더 강해졌다. 최근 5년 사이 ‘효명건설’과 ‘벽산건설’, 그리고 ‘인천시체육회’까지 3개의 간판을 바꿔 단 여자핸드볼팀이 2011 SK핸드볼코리아컵 결승에 올랐다.

 인천시체육회는 23일 광명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시설공단과 핸드볼코리아컵 준결승에서 35-26으로 이겨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27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에서는 삼척시청과 우승을 다툰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실제 주인공들이 몸담은 팀이 인천시체육회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우승을 이끈 임영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주역 오영란·김온아·문필희 등이 뛰고 있다.

임 감독이 이끄는 팀은 2007년 효명건설의 부도로 떠돌이 신세가 됐는데 다행히 2008년 벽산건설이 팀을 인수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한숨을 돌릴 새도 없이 지난해 벽산건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또 한번 해체가 눈앞에 다가왔다. 다행히 연고지인 인천시가 ‘해결사’로 나서면서 선수들은 다시 한번 코트를 누빌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팀의 맏언니인 골키퍼 오영란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겨준 후배들이 고맙다”고 했다.

임영철 감독은 “이제 9부 능선을 넘은 것 같다. 결승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10부에 도달하고 싶다. 우리 팀은 어려울 때 더 힘을 내는 오뚝이 같은 팀”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한편 이날 남자부 준결승에서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충남체육회와 준결승에서 24-18로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다. 전날 상무를 27-19로 이긴 두산과 27일 결승에서 맞붙는다.

광명=온누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