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분쟁 5개월 … 결국 라응찬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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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의 마지막 승부수가 통했다. 신한금융지주는 14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열고 라 전 회장이 지원한 한동우(63·사진) 전 신한생명 부회장을 새 회장에 내정했다. <관계기사 3면>

대신 라 전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이로써 지난해 9월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돼 5개월 이상 끌어온 ‘신한사태’는 결국 라응찬 전 회장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윤계섭 특위 위원장은 “9명의 위원이 두 차례 이상 무기명 투표를 했으나 만장일치가 안 됐다”며 “과반수를 얻은 한 부회장을 추대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 내정자는 “신한금융이 이른 시일 안에 제자리를 찾아가는 데 앞장서겠다”며 “ 분파주의가 계속되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은 이날 오후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각각 2년과 1년 남은 이사직을 중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신 전 사장의 이사 임기 역시 다음 달 만료된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 내분 사태의 주역인 ‘빅3’ 모두 다음 달 신한금융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애초 한 내정자는 유력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류시열 이사회 의장이 급작스레 사퇴한 뒤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당시 재일동포 주주와 신상훈 전 사장 측은 “라 전 회장의 수렴청정이 되는 셈”이라며 그의 선임에 반대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자기 회사인 양 대리전을 벌이며 금융당국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 내정자는 은행권에 몸담다 1982년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임원을 세 번 연임한 뒤 신한생명 사장을 맡았다.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등과 함께 차세대 주자로 꼽혀왔다.

나현철·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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