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식 “가덕도, 장애물·소음민원 없는 해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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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남해고속도로 서부산 요금소를 빠져나와 부산시내로 들어오는 낙동대교를 펼침막이 뒤덮었다. ‘신어산 추락사고 잊었나. 첩첩산중에 공항이 웬 말인가’ ‘동남권 신공항 김해공항보다 못한 곳이면 NO’ 이 펼침막은 이달 들어 내걸렸다. 지난달까지 부산시내에서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된 펼침막은 하나도 없었다.

부산시가 공세적으로 변신했다는 신호다. 지난달 27일 부산역에서는 수만 명이 참가한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위한 시민궐기대회’도 열었다. 이날 오전 간부회의를 중단하고 기자를 만나러 나온 허남식 시장은 “동남권 신공항 이해당사자는 부산이다. 그런데 대구·경북이 왜 나서느냐”며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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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공세적으로 바뀌었다.

 “대구·경북에서 워낙 심하게 한다. 신공항은 부산이 10년 전부터 추진해 왔다. 부산에서는 차분하게 대응하니 신공항 유치 열기가 약한 것으로 오해하는 것 같다. 왜곡된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것도 참을 수 없었다.”

-왜곡된 정보가 뭔가.

 “대표적인 게 공사비다. 서울 가니 가덕도가 더 많이 드는 걸로 알고 있더라. 양측이 주장하는 것은 신빙성이 없으니 제외하자. 국토해양부가 국토연구원에 용역을 줘 나온 결과가 가장 신빙성 있다. 이 용역 결과는 가덕도가 9조8000억원, 밀양이 10조3000억원으로 가덕도가 5000억원이 적게 든다.”

-왜 가덕도인가.

 “세계적으로 내륙지역에 산을 깎아 공항을 만드는 경우가 없다. 해안형 공항이 추세다. 소음 민원이 없고, 비행항로에 장애물이 없어 24시간 운영할 수 있다. 가덕도 옆에 부산신항이 있어 바다와 하늘을 잇는 물류거점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

-접근성은 가덕도가 밀양에 비해 불리하다.

 “접근성만 따진다면 인천공항은 경기도 한복판에 들어서야 한다. 접근성은 첨단 교통수단으로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다. 신공항이 완성되는 2020년까지 부전역~가덕도 땅밑 40m 아래의 32㎞ 구간에 대심(大深) 철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부산을 찾는 연간 222만 명의 외국인의 접근성도 고려해야 한다. 밀양은 주변에 산이 많아 항공기 이·착륙 때 위험하다”

-수요는 밀양이 유리하다는데.

 “공항이용 수요를 거주 인구로 단순 계산한 결과다. 공항 예정지 반경 100㎞ 이내 거주인구를 보면 밀양이 1231만 명, 가덕도가 1042만 명이어서 189만 명이 더 많은 밀양이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공항수요는 비즈니스맨과 관광객 등 비행기를 탈 경제적 인구로 계산해야 한다. 10년 가도 비행기 한번도 안 타는 사람까지 수요로 계산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바다 매립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부산신항을 건설하면서 해양 매립 기술을 축적했다. 연약 지반이 얕아 공사도 수월하다.”

부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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