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김홍국 회장 “구제역 공기감염에도 대처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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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바람을 타고 구제역 바이러스가 옮겨갈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국내 최대 축산기업인 하림그룹 김홍국(53·사진) 회장은 구제역의 새로운 전파 경로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다. 닭고기로 유명한 하림은 돼지농장도 운영한다. 경기도 이천시 세 곳과 충북 진천·증평군 등 전국 다섯 곳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지난달 5일 이천시 대월면 농장을 시작으로 모두 구제역에 감염됐다. 김 회장은 “ 직원 전원이 합숙 생활을 하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해 가며 방역에 만전을 기해도 인근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하림은 내부적으로는 공기를 통한 감염을 의심해 왔다. 내놓고 주장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국내에선 처음으로 공기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자체 판단이 맞았다는 확신이 선다고 했다.



 김 회장은 공기 전염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환기구를 지목했다. 직영 농장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 환기구 근처에 있는 돼지가 가장 먼저 구제역 증상을 보이더라는 것이다. 그는 “어미돼지(모돈) 500마리 이상 대규모 농장이 100마리 이하의 소규모 농장보다 구제역에 더 취약한 것도 공기전파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주의석 질병방역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기도 이천시 구제역 발생 농가의 공기 중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후를 감안할 때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유보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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