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미국 너도 조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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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앞으로 2년 안에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낮출 수 있다고 다시 경고했다. 이달 13일에 이어 올 들어서만 두 번째다.

현재 최고 수준인 ‘Aaa’에 ‘안정적(stable)’인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되면 조만간 신용등급도 떨어질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을 비롯한 미국 언론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무디스는 이날 낸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재정적자가 줄어들 조짐이 단기적으로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2년 안에 재정적자를 줄일 획기적 조치가 없다면 신용등급 전망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악화된 건 2008년 금융위기가 결정적이었다. 월가 대형은행과 ‘빅3’ 자동차 회사에 구제금융을 대주느라 막대한 재정을 축냈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금융위기 이후에도 미국의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와 공화당이 합의한 감세 연장안으로 세수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여기다 노인과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제도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와 같은 사회보장제도로 인한 적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이날 의회예산국(CBO)은 사회보장제도로 인한 적자가 앞으로 10년 동안 6000억 달러(66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연말 감세 연장으로 인한 사회보장세 수입 감소로 올해에만 최고 1300억 달러 적자가 예상됐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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