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차이나 파워 비밀 담긴 중국 역대 왕조 흥쇠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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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천추흥망
거젠슝(葛劍雄·갈검웅) 엮음
정근희 옮김, 따뜻한 손
전 8권 464 ~ 500쪽, 각 권 1만9800원

“옛 것을 거울로 삼으면 흥망을 알 수 있다.” 당(唐) 태종의 말이다. 역사는 거울이다. 사마광(司馬光)이 송(宋)대까지의 역사를 정리하고 『자치통감』이란 제목을 붙인 이유다.

 ‘중국 역대 왕조 흥쇠록’이란 부제로 지난 2000년 중국에서 출판된 『천추흥망』이 최근 완간됐다. 총편집을 맡은 이는 상하이 푸단(復旦)대 중국역사지리연구소 소장. 책은 연대기식의 편년체도, 『사기(史記)』와 같은 기전체도 아니다. 대표적인 왕조를 골라 인물·사건·제도·관점·단계 등의 주제로 나눠 쉽게 풀이한 대중 역사서다. 진(秦), 한(漢), 남북조, 당, 송, 원(元), 명(明)에 이은 마지막 8권은 ‘청(淸)나라-중화의 황혼’편이다. 청은 G2로 굴기(崛起)한 중국인들에게 애증이 교차하는 왕조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청이 확장한 영토를 계승했다. 청은 강희·옹정·건륭으로 이어지는 134년간의 태평성세도 이루어냈다. 동시에 세계사적인 변화를 읽지 못해 중국을 서구 열강의 반식민지로 전락시킨 채 멸망했다. 청은 중국 공산당의 ‘멘토’이자 반면교사다.

 올해는 청 멸망 100주년이다. 다시 중국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대중적인 중국통사가 많지 않은 국내 출판계에 이 시리즈의 완간은 시의적절하다. 단, 지나친 중국 중심적인 시각은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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