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생포된 해적, 국내서 재판 받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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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구출된 삼호주얼리호의 선원 21명 전원이 이르면 29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최종현 주오만대사가 23일 밝혔다. 최 대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23일 현재 삼호주얼리호는 해적들의 보복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최영함의 호위를 받으며 오만의 수도인 무스카트항으로 시속 13㎞로 운항 중”이라며 “선원들은 27일 무스카트항에 도착한 뒤 건강검진 등을 받고 29일 항공편으로 귀국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당초 삼호주얼리호의 기착지로 오만 살랄라항을 검토했으나 수도인 무스카트항을 이용하면 귀국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해적들 신병처리=해적 5명은 국내로 이송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한 나라가 생포한 해적의 신병을 제3국이 받아들인 경우는 국제적으로 거의 없다”며 “국내로 압송해 우리 사법 당국의 심판을 받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케냐·오만 등 주변국과 협의는 하고 있지만 소말리아와의 양자 관계, 구금·사법처리 경비 부담 문제 등을 이유로 사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소말리아 해적의 일부가 알카에다로부터 무기를 공급받는 등 연계돼 있는 부분도 있어 주변국들의 부담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말리아 해적이 한국군의 공격으로 8명의 동료가 숨진 데 대한 보복으로 앞으로 한국인 선원을 인질로 붙잡으면 협상 없이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 전했다. 자신을 소말리아 해적 근거지 가다르에 은신 중인 해적이라고 밝힌 이 남자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전화통화에서 “앞으로 한국 선박을 납치해 돈을 요구하지 않고 배는 불태우고 선원은 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냐에 본부를 둔 해사기구 ‘동아프리카 항해자 지원 프로그램’은 “해적들이 흥분한 상태에서 어떤 일이라도 저지를 가능성이 있지만 그들의 목적은 언제나 돈이었다”고 설명했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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