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게임] 한국, 일본의 벽 넘지 못했다

중앙일보

입력

'힘을 앞세운 파괴력'의 한국이 '빈틈없는 짜임새'의 일본과 밀고밀리는 타격전끝에 8-8로 무승부를 기록,최종전에서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10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99한·일프로야구 슈퍼게임 4차전에서 일본과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타격전끝에 8-8로 정규이닝을 마감,대회규정상 무승부로 아쉽게 시리즈를 마쳤다.대회전적 1승1무2패.

이날도 승부는 허점을 파고드는 일본과 그 허점의 공백을 일발 장타력으로 만회해 나가는 한국이 밀고당기는 줄다리기를 벌였다.일본은 1회초 몸맞는 공으로 출루한 2번 니시가 곧바로 2루도루를 성공시키며 한국선발 정민태를 흔들기 시작했고 마쓰이 히데키의 2타점 2루타로 기세좋게 2-0으로 앞서나갔다.

힘에서 우위를 입증한 한국은 2회말 양준혁·김동주의 홈런 2발로 전세를 3-2로 뒤집은 뒤 3회말 김민호·정수근·이승엽의 연속 3안타등으로 2점을 추가,5-2로 앞섰다.

그러나 줄다리기 승부는 그때가 시작이었다.일본은 지쳐있는 한국 구원투수진 주형광과 임창용을 공략,4,5,6회 5점을 얻어 전세를 7-5로 뒤집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7회말 일본 6번째투수 가와사키를 물고늘어지며 재역전에 성공했다.선두 심정수가 볼넷을 고른뒤 김민호·이승엽의 연속안타로 1점을 따라붙고 2사 1,3루에서 전날 승리의 주인공 홍현우가 전세를 뒤집는 짜릿한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8-7로 앞섰다.

일본의 추격은 8회초가 하일라이트였다.일본은 ‘괴물’로 불리는 마쓰이 히데키가 노장진을 중월홈런으로 두들기며 8-8동점을 만들었고 한국의 최종마무리 진필중을 공략,1사1,3루의 역전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진필중은 이 위기에서 대타 가키우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2사 만루에서 무라마쓰를 2루땅볼로 처리,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은 이날 힘에서 일본을 앞선다는 자신감을 확인했지만 투수진의 열세를 다시한번 느끼며 아쉽게 시리즈를 마감해야 했다.

도쿄=이태일 기자 <pine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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