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토즈’ 발레 회장, 콜로세움 보수비 380억원 쾌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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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토즈(TOD’S)의 디에고 델라 발레 회장(57·사진)이 이탈리아의 대표적 유적인 로마의 콜로세움 복구를 위해 2500만 유로(약 380억원)를 내놓기로 했다.

 로마시 당국은 21일(현지시간) “훼손이 심각한 콜로세움의 복구를 위해 발레 회장이 복구에 필요한 전체 비용 2500만 유로를 부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에서 민간기업이 문화 유적 보존을 위해 거액을 기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발레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콜로세움은 ‘메이드 인 이탈리아(made in Italy)의 상징”이라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으로서 자국의 문화유산 보존을 후원하는 것은 의무이자 명예”라고 말했다.

 발레 회장은 다른 기업들에게도 폼페이 등 유적지 복원작업에 자금을 지원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탈리아인들이 자국의 유적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로마시대 유적지 가운데 가장 유명한 콜로세움은 한해 6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그러나 자연적인 풍화작용 외에 차량 배기가스와 소음, 지하철 진동 등으로 인해 훼손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외벽 한 부분이 떨어져나가기도 했다.

 로마시 당국은 콜로세움 복구에 나서기로 했지만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해왔다. 알레만노 시장이 일본 도쿄(東京)에까지 가서 해외 투자자를 물색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이탈리아 정부는 재정난으로 유적보존 관련 문화예산까지 삭감했다. 평소 이탈리아 브랜드와 문화에 관심이 컸던 발레 회장은 이같은 소식을 접하고 지난해 말부터 시당국과 복구비용 지원을 논의해왔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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