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총리의 내복 예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김황식(사진) 국무총리가 ‘내복 예찬론’을 펼치고 있다. 한파 속 전력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총리는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전력거래소를 찾아 “에너지 절약은 국민의 작은 생활 방식의 변화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겨울에는 내복을 꼭 입어서 에너지 절약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직원들에게 말했다. 전력 수요가 7314만㎾로 치솟아 전력 예비율이 5.5%에 불과하다는 보고를 받고 나서 이런 말을 한 것이다. 김 총리는 또 “어렸을 때 집안 어른에게 들은 얘기인데 내복은 빨리 입고 늦게 벗는 게 건강의 첩경”이라며 “봄이 다가오면 갑갑해서 내복을 빨리 벗고 싶어도 늦게 벗는 게 건강에 좋다”고 했다.

김 총리는 지난 12일 총리실 간부들과의 회의에서도 내복 얘기를 꺼냈다. 그는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데 정부 중앙청사부터 적정 수준으로 온도를 관리해야 한다”며 “공직자들도 솔선수범해 내복 입기에 나서자”고 권고했다. 그의 ‘내복 사랑’은 지난해 12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지식경제부 업무 보고 때 이명박 대통령이 “(나도 내복을 입는데) 김 총리도 내복을 입는다”고 밝히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김 총리는 지난해 9월 인사청문회 때 “부친께서 시골에서 농사도 지었지만 광주로 나와 양말 공장, 메리야스(내복) 공장도 하셨다”며 내복과의 인연을 알린 바 있다.

채병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