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김정일 訪中’ 보고한 중국인 부부 스파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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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2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월간중앙 중국 정부가 한국을 위해 정보 수집활동을 하던 중국인 부부를 색출해 처벌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장류청(章榴成)전 남북한처장(과장급)과 그의 부인인 외교부 소속 장모 씨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장 전 처장은 2007년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 회담 대화록 등 국가기밀을 한국 정보당국에 넘겼다는 혐의로 붙잡혀 사형당했다.

장 전 처장은 2005년 10월 후 주석의 방북 때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을 수행한 인물이다. 어머니가 조선족으로 알려진 그는 김일성종합대 유학파로 2000년 5월 당시 부주석이었던 후진타오의 김정일 면담을 수행하면서부터 ‘후의 대북통’으로 일찌감치 낙점됐다. 2003년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직속기관 10대 걸출 청년’에 꼽힐 정도로 촉망받기도 했다. 정보 관계자에 따르면 장 전 처장은 한국 정보당국과 꽤 오랫동안 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2000년 5월 김정일의 방중을 사전에 알린 사람이 장 전 처장”이라면서 “양국 정상 간 대화 내용 및 김정일의 방중 동선 등 세세한 내용을 때마다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비자 없이 출입국할 수 있는 제주도에서 한국 정보기관 관계자와 접촉해 활동했다”고 말했다. 요시찰 대상이던 장 전 처장은 중국 공안당국의 대대적인 간첩 색출작업 때 꼬리를 밟혀 체포됐다고 한다. 장 전 처장 구금 직후 중국 외교부 직원이었던 부인도 같은 혐의로 붙잡혀 무기징역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인 장씨는 국비유학생으로 2000년 한국에 와 서울대에서 유학생활을 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서울에 왔을 당시 20대 후반이었던 장씨는 남편의 지인인 한국인 기업가를 통해 우리 정보기관 공작관과 연결됐다”면서“귀국 때까지 계속 정보원으로 활동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녀는 방학 등을 이용해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남편의 연락책 역할을 했다고 한다.그녀는 현재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모두 베이징대학교 학부 출신으로 집안 배경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한다. 직접 부인 장씨를 만난 적이 있다는 소식통은 “남편보다 3살 정도 아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167cm 정도 되는 큰 키의 미인이었다”고 말했다.

이영종 중앙일보 기자 [yjlee@joongang.co.kr]
김상진 월간중앙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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