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디자이너 정루비·장하은양 ‘FDMI 패션스쿨’ 체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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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옷을 만들어내고 다음 시즌 유행할 디자인을 고민하고 창조하는 사람. 바로 패션디자이너다.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정루비(서울 덕수중 1)·장하은(서울 장원중1)양과 함께 패션스쿨을 방문했다.

가슴·엉덩이 크기 아는 게 가장 기본

 “옷을 만들기 위해 거치는 작업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사이즈를 재는 것입니다. 상반신에서 가장 큰 가슴, 하반신에서 가장 큰 엉덩이를 중심으로 천을 감싸세요. 나머지 부분은 치수에 맞게 가위로 잘라내면 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논현동 FDMI 패션스쿨. 김성우 교수가 두 여학생에게 치수 재는 법과 패턴 뜨는 법을 알려줬다. 강아지 옷을 직접 만들어 판매할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난 장양은 김 교수의 시범을 보고 패턴을 곧잘 잡았다. 반면 아직 바느질이 서툰 정양은 어느 부분에 핀을 꽂아야 할지 몰라 당황한 표정이다. FDMI 재학생 염승환(30)씨가 정양의 1일 도우미가 돼줬다. “패턴은 건축에서의 설계도라고 생각하면 쉬워. 활동하기 편한 옷을 만들려면 약간의 여유분을 남겨 놓고 핀을 꽂으면 돼.”

 패턴을 떠본 두 여학생은 재봉틀을 이용해 스카프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원단을 골라 적당한 길이로 자른뒤 간단한 바느질로 형태를 고정시켰다. 간단한 재봉틀을 사용할 줄 아는 장양도 이번에는 박혜민(22)씨의 도움을 받았다.

 “이쪽 구멍으로 실을 통과시켜야 돼. 원단을 잘 펴서 손 조심하고 페달을 힘껏 밟아봐.” 드르륵 드르륵 소리를 내며 촘촘하게 실이 박혀가는 모습을 본 장양은 신이났다. 박씨는 “최근에는 간단한 재봉틀 이용법을 알려주는 인터넷 카페나 서적들이 많이 있다”며 “짬짬이 바느질 연습을 하면 간단한 소품 정도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식 디자인교육 전문학교

 FDMI는 이탈리아식 교육프로그램을 발전시켜 수강생들에게 기초부터 실기까지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패션전문학교다. 이탈리아 유명 사립 디자인 대학인 마랑고니·세꼴리·에우로빼오 같은 학교와 연계돼 학부 및 대학원 과정에 편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패션디자인학과 정규과정은 1년 동안 3개월 단위로 총 4학기 동안 기본 과정이 진행된다.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려면 색채나 스케치 등 미술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그러나 염씨는 “미술 실력은 입학한 후에도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며 “패션에 대한 열정과 개성이 그림실력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유학에 관심이 있는 정양은 외국어 실력을 걱정했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영어로 강의를 하는 이탈리아 패션스쿨이 늘고 있다”며 “영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하되 이탈리아어 공부도 소홀히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패션스쿨을 졸업한다고 해서 전부 디자이너가 되는 것은 아니다. 패션산업이 뜨면서 관련 직종도 매우 다양해진 덕분에 졸업생들은 의류회사·패션에디터·MD(merchandiser·상품기획자)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 교수는“패션디자이너는 계절과 유행을 앞서가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부지런하고 성실해야 한다”며 “TV와 잡지, 인터넷 등을 통해 최신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양한 아이템을 패션과 연결시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짜내는 연습을 하라”고 덧붙였다.

[사진설명] FDMI 패션스쿨을 방문한 장하은(위 오른쪽)정루비(아래 왼쪽)양이 박혜민(위 왼쪽)염승환씨에게 치수 재는 법을 배운 뒤 실루엣에 어울리게 옷감을 자르고 있다.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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