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많은 서천 ‘복지도 1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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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전국 최대 규모인 충남 서천군 종천면 어메니티 노인복지타운에서 10일 오전 노인들이 장구를 배우고 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10일 오전 충남 서천군 종천면 ‘서천어메니티 복지마을’. 서천군이 보건복지부로부터 300억 원을 지원받아 2008년 11월 건립한 전국 최대 규모의 농어촌복합노인복지타운(12만4400㎡)이다. ▶노인복지관▶노인요양시설▶장애인복지관▶노인요양병원▶장애인보호작업장 등의 복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의 핵심 시설인 노인복지회관을 찾았다. ▶체력단련실▶건강관리실▶당구장▶노래방▶찜질방 등 노인 대상 100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당구장에서는 할머니·할아버지 20여명이 포켓볼 게임을 즐기고 있다. 큐 대를 잡고 당구공을 노려 보는 노인들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이곳에서 만난 이정자(73·서천군 장항읍 신창동)할머니는 “이곳에 오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며 “놀 거리가 워낙 많아 노인들의 천국”이라고 말했다.

 노인복지회관에는 서천군 지역 65세 이상 노인 2200여 명이 등록해 있다. 이 가운데 500여 명은 날마다 복지회관에 들러 프로그램을 즐긴다. 점심식사비(2000원)와 찜질방 이용료(2000원)만 별도로 내면 된다. 나머지 프로그램 참가비는 없다.

 ‘어메니티 복지마을’은 2005년 보건복지부 농어촌복합노인복지단지 시범사업으로 선정됐다. 당시 서천군이 노인인구가 유독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 정부에 사업을 신청했다. 주거부터 의료·간호·문화·경제활동까지 모든 것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서천군은 이 같은 복지시스템 운영과 다양한 복지 시책 도입으로 정부로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우수 자치단체로 뽑혔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서천군인구 6만85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 26.3%(1만5839명)로 초고령 사회이다. 나소열 군수는 “농촌에 노인 인구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여가나 문화 시설은 적은 게 사실”이라며 “주민들에게 다양한 복지 혜택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 운영은 대전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이 담당하고 있다. 복지마을 내 노인요양시설에서는 중풍·치매환자를 돌본다. 현재 110명이 이용 중이다. 기초생활 수급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천군의 복지시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복지마을 입구에는 내년 말까지 무주택 노인을 위해 임대아파트 107가구를 짓는다. 입주 대상은 월평균 소득 270만원(4인 가족 기준)이하 주민이며, 전세금 2000만원에 매달 3만원 정도 내면 입주가 가능하다.

 또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공동농장도 마련, 지난해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복지마을 옆에 자리잡은 공동농장(9000㎡)에서는 ▶오이▶상추▶배추 등 채소를 재배한다. 복지타운을 이용하는 노인이나 서천군 저소득층이 영농에 참여한다.

 서천군은 이와 별도로 해마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5개월간 ‘찾아가는 노인 건강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에서 생활체조, 노래교실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하루 평균 800여 명이 이용한다.

글=김방현 기자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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