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국제영화제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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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동경국제영화제가 지난 토요일 뤽 베송 감독의 〈잔다르크〉를 개막작품으로 9일간의 여정에 들어갔다. 이번 영화제의 주요목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영화산업에 있어서 저예산 영화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세계영화시장 배급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이다. 올해 영화제 경쟁부문에는 전 세계 52개국에서 참가 신청을 한 457편 가운데 12편이 'TOKYO GOLD PRIZE'부문 최종후보로 선정되었다. 대상수상작품에는 10만 엔의 상금이 주어진다. 도쿄영화제 경쟁부문은 35밀리 영화를 세편 이하 제작 감독한 신인감독의 작품 중에서 선정된다. 이는 새로운 감독을 지원하기 위한 도쿄영화제의 목적이다.

도쿄영화제에도 수천 명의 영화팬들이 세계적인 영화팬들을 만나보기 위해 극장마다 장사진을 이루었다. 그 첫 작품은 개막작이었던 〈잔 다르크〉. 일본영화팬들이 이번 영화제 기간동안 가장 기대하는 작품이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14세기 프랑스에서 실존했던 잔다르크의 이야기를 〈제5원소〉의 뤽 베송이 스크린으로 옮긴 대작영화이다. 뤽 베송 감독은 전세계 배급을 목적으로 프랑스에서 제작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전 영화들처럼 영어로 제작하였고, 헐리우드 스타들을 대거 기용하는 다국적영화로 만들었다. 영화제 개막에 맞춰 감독과 주연배우 더스틴 호퍼먼 등이 일본을 찾아 영화팬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영화팬들이 기대하는 또 다른 작품은 19세기 러시아 시인 푸쉬킨의 장편 서사시 〈예프게닌 오네긴〉을 영화로 옮긴 〈오네긴〉이란 작품. 이 작품은 페테스부르그를 배경으로 러시아제국의 말년을 장대하게 그린 작품으로 알려졌다. 랄프 피네스, 리브 타일러가 출연하고 마사 피네스감독의 데뷔작으로 러시아 작품이 아닌 영국작품이다.

한편 우리나라 작품으로는 강제규 감독의 〈쉬리〉와, 부산영화제에서 호평받은 박종원 감독의 〈송어〉가 소개된다. 또한 역시 부산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은 태국영화 〈낭낙〉도 나란히 초대되었다. 그리고 45년동안 일본영화계를 꾸준히 주름잡았던 토호영화사의 대괴수영화 고지라 시리즈의의 신작 〈GODZILLA 2000 : MILLENNIUM〉이 동경영화제에서 기간동안 공개되어 이채를 띈다.

폐막작품은 뜻밖에도 디즈니 만화영화 〈타잔〉으로 선정되었다. 폐막작 상영에 맞춰, 음악을 맡았던 필 콜린스와 에니메이터 글렌 킨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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