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복싱, 제2의 황금기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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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에 빠졌던 한국 프로복싱이 제2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한국은 백종권(숭민체)이 31일 세계복싱협회(WBA) 슈퍼페더급 챔피언벨트를 획득함에 따라 세계복싱평의회(WBC) 주니어플라이급 최요삼(숭민체), WBC슈퍼플라이급 조인주(풍산체)에 이어 3명의 세계챔피언을 보유하게 됐다.

프로복싱 황금기였던 80년대 최다 6명, 평균 3명의 챔피언을 보유했던 것에는 아직 못미치나 한동안 한명의 챔피언도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국복싱은 제2의 황금기를 맞이한 셈이다.

이와함께 오는 12월 7일 양상익(태양체) 과 플라이급 이상걸(성남체) 이 태국원정을 떠나고 주니어플라이급 이태길(태양체), 전 WBA슈퍼페더급 챔피언 최용수(극동서부체), 페더급 지인진(대원체) 등이 세계챔피언 도전을 서두르고 있어 6개월내에 챔피언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한국 프로복싱의 르네상스는 `제2의 장정구'로 꼽히는 최요삼과 돌주먹 백종권이라는 스타의 탄생, 이들을 잘 조련한 프로복싱의 대모 심영자 숭민프로모션회장의 복귀로 큰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프로복싱의 흥행은 프로모터가 좌우한다는 점에서 볼때 장정구 김철호 등 수많은 챔피언들을 길러냈던 심영자 회장의 복귀는 곧 한국복싱의 중흥을 의미하고 있다.

한 때 최고의 인기스포츠였던 프로복싱이 90년대 이후 야구, 축구, 농구등에 밀려 비인기종목로 치부된 가장 중요한 원인이 스타부재 때문이었다면 최요삼과 백종권은 이같은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줄 높은 상품가치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이광남 숭민그룹 회장의 자금지원을 업고 7년만에 복싱계에 복귀한 심영자 회장의 프로모팅이 가세할 경우 몇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심 회장은 호세 술레이만 WBC회장과 힐베르토 멘도사 WBA회장, 세계적 프로모터인 봅 아럼 등과 아직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 복귀 몇달만에 두명의 세계챔피언을 만들어 냈으며 앞으로 다른 국내 프로모터들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국내에는 프로모션이 명맥만을 유지할 뿐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했으나 숭민프로모션의 초청으로 방한하는 세계복싱계 거물들과 접촉할 기회를 갖게돼 세계타이틀 협상도 그만큼 늘어나게됐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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