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남북관계 개선 후 6자회담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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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이 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청사를 방문한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와 환담하기 위해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에 앞서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했다. 김 장관 뒤는 마크 토콜라 주한 미 대사 대리. [김형수 기자]


한·미 양국은 5일 스티븐 보즈워스(Stephen Bosworth)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을 통해 “남북관계의 진전이 6자회담 재개에 선행한다”는 공통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외교통상부 당국자가 밝혔다. 4일 방한한 보즈워스 대표는 5일 김성환 외교부 장관,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차례로 만난 뒤 중국으로 떠났다.

 외교부 당국자는 “남북관계가 진전되려면 대화가 있어야 하는데, 대화의 형태는 정해져 있지는 않다”며 “6자회담이 상대(북한)에 오·남용돼선 안 되며, 생산적 대화가 되도록 준비와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필립 크롤리(Philip Crowley)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보즈워스 대표가 4일 인천공항에서 “적절히 이른 시기에 진지한 협상이 개시되길 기대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진지한 협상이 북한을 다루는 전략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믿지만 북한과의 대화가 건설적이란 확신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보즈워스의 발언이 미국의 대북 대화 노선 전환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 “상호 비방 중지하자”=북한은 이날 남북 당국 간의 무조건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을 발표하고 “대결의 방법으로는 결코 북남 관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남조선 당국을 포함하여 정당, 단체들과의 폭넓은 대화와 협상을 가질 것을 정중히 제의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비방중상을 중지하며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을 제기한다”며 애기봉 등탑 점등과 대북 전단 살포 등 우리 측의 심리전 재개 중단을 요구했다.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공격에 대한 아무런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진정성이 없는 평화공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이영종·전수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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