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로커' 박기영 넉달만에 앵콜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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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백60㎝. 선머슴 같으면서도 귀여운 외모. 평소때의 박기영은 '땅콩' 을 연상시키는 보통 아가씨다. 그러나 마이크를 잡으면 홀 전체를 후끈 달구는 열혈 로커로 변신한다.

여가수 홍수였던 올해. 대부분의 여가수들은 춤과 외모를 앞세운 댄스가요로 히트했다.

반면 박기영은 본격 록넘버 ('시작') 로 스타덤에 오른 거의 유일한 여가수다. 작곡.작사를 직접 해내는 싱어 송라이터란 점도 다른 여가수들과 구별된다.

게다가 지난7월 처음으로 시도한 단독콘서트는 5회 내내 2백여 객석을 가득 메우는 성공을 거뒀다.

보조석조차 얻지못하고 되돌아간 팬이 1백여명. 이들을 위해 그녀가 넉달만에 앙코르 콘서트를 마련했다.

11월5~7일 서울 연강홀(02-762-2028) 에서 열리는 이 콘서트는 '시작' 이 실린 2집의 결산 무대이기도 하다.

이 콘서트에서 박기영은 '시작' 등 히트곡과 98년 데뷔당시 불렀던 '기억하고 있니' , 그리고 '밀레니엄' '사막의 문' '내가 생각하는 세상은' 등 자작곡 4곡을 선보인다.

"특히 제가 직접 쓴 곡들을 많이 부르고 싶어요. 전 겉으론 밝아보이지만 속으론 세상의 어두운 면에 생각이 많거든요. 그런 것을 저만의 어법으로 표현한 곡들이라 애착이 커요. 특히 세기말을 맞아 잃어버린 참사랑을 갈구하는 '밀레니엄' 같은 곡은 길이가 6분이나 돼서 들려줄 기회가 없었는데 이참에 확실하게 불러볼 참이에요. "

재니스 조플린과 조안 오스본을 좋아하는 그녀는 쥐어짜지 않으면서 시원하게 터뜨리는 창법이 맛깔난다.

통통 뛰면서 청중의 환호를 유도하는 무대매너도 신인답지않게 당차다. 워낙 열창하는 스타일이라 두세곡 부르고나면 온몸에 흥건한 땀때문에 속옷을 갈아입어야할 정도.

이번 콘서트가 끝나면 그녀는 3집 준비를 위해 당분간 팬들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3집은 블루스부터 레게까지 다양한 장르를 녹여 신선한 음반으로 꾸미겠다는 그녀는 " '시작' 은 가수보다는 작곡자와 편곡자의 능력에 많이 힘입은 노래" 라면서 "그러나 3집에선 나만의 창법과 분위기로 히트곡을 만들어낼 것 "이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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