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담근 6억 매출 대학생 김치 사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토끼띠 노광철(24·건국대 전기공학과 2학년·사진) 씨는 김치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대학생 사장님이다. 그가 김치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짐치독’에는 포기김치, 동치미, 깻잎김치, 갓김치 등 다양한 김치 상품들이 먹음직스럽게 올라와 있다. 노씨는 지난해 이 사이트를 통해 6억원의 연매출을 올렸다.

 평범한 전기공학도였던 노씨가 김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군 복무 중인 2008년이었다. “어느날 부대 도서관에서 우연히 신문을 읽었는데 청년 실업률이 높다는 기사와 중국산 김치를 한국산으로 속여 판 사람들이 경찰에 적발됐다는 기사가 나란히 실려 있었어요.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만들어 팔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죠.”

 이후 1년간 노씨는 김치 공부에 빠져 살았다. 일과가 끝나면 취사병을 찾아가 다양한 종류의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웠다. 부대 내 인터넷 이용 시간에는 김치 발효 유산균을 찾아 공부하기도 했다. “2009년 9월 제대 후 한 달 만에 광주광역시의 집 근처에 점포를 차렸어요. 학교는 1년 더 휴학하기로 했죠.”

 하지만 사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천연조미료만 써가며 정성스레 만들었는데도 석 달 동안 고작 5만원어치가 팔려나갔다. 보다못한 노씨의 어머니가 나서 김치 맛을 점검했다. 홍보 부족도 큰 문제였다. “초·중·고 동창회에 나가서 무조건 김치를 식탁에 올렸어요. 서울 명동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홀로 나서 시식회도 열었고요.”

 대학 응원단 출신인 노씨의 활달한 성격 덕에 월 매출은 5000만원~6000만원대까지 뛰어 올랐다. 단골 손님도 여럿 생겼다. 그러나 노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벌어들인 순수익 6000여 만원을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썼어요. 제 몫으로 돈이 생기는데로 재료를 구입해 김치를 담궈서 고아원, 양로원에 부쳐드렸습니다.”

 신묘년을 맞아 해외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는 노씨는 김치 나눔 사업도 계속할 계획이다.

심새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