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짜리 태극기 제작비로 쓰세요” 롯데 동래점서 1200만원 내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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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장에 100만원 짜리 태극기를 매달 한 번씩 바꿔 달아야 하는 곳이 있다.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 금정 문화회관 앞 태극기 소공원이다. 이곳에 게양돼 있는 태극기는 가로 12m, 세로 8m짜리로 국내서 가장 크다. 하지만 24시간 게양되면서 드센 바람에 자주 찢어진다. 이때문에 금정구가 매달 한 번씩 새로 만들고 있다.

 그동안 금정구는 연간 1200만원의 태극기 제작비를 부담해 왔다. 뿐만 아니라 큰 태극기가 풍압을 많이 받기 때문에 국기 게양대의 기울기를 수시로 측정하고 보수공사도 주기적으로 해왔다, 금정구는 2002년 이후 지금까지 90여장의 태극기를 만들고 게양대를 관리하느라 1억2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소식을 들은 롯데백화점 동래점이 올 한해 동안 태극기 제작비 1200만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이 태극기 소공원은 2002년 말 롯데건설이 1억 7000여만원을 들여 건설한 뒤 금정구에 기부 채납했었다. 금정구는 이 일대에 의자와 야간 조명시설 등을 추가로 설치했다. 태극기 공원으로 조성된 뒤 해마다 3·1절과 광복절이면 이곳에서는 독립유공자 등이 참가하는 국기게양 행사가 열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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