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수험생과 겨울방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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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와 학습에서 겨울방학이 갖는 상징성은 매우 크다. 두 달 이상 수능에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재학생의 경우 학기마다 치러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수행평가 때문에 온전한 수능 마인드를 유지할 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학기 중에 모의고사 성적이 잘 올라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12월 말부터 3월까지의 학습량에 따라 그 다음 학년의 성적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비 수험생(고3)의 겨울방학 학습전략

 고3이라는 관점에서 성적이 오른다는 것은 취약과목과 취약단원이 줄어들거나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1학년 때도 수리영역이 취약했고 지금도 여전히 수리영역이 불안하다면, 이 학생은 지난 시간 동안 전략이 없는 막연한 학습을 한 것이다. 즉 양적 축적은 있었지만 질적 발전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학습에 비해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은 영역 내에 취약단원이 존재해서다. 이것에 대한 정확한 해결 없이 전체적 학습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본인이 부족한 한두 단원을 먼저 완벽하게 정리해야 한다. 3월에 시행되는 첫 모의고사에서 반드시 이 결과를 맛봐야 한다. 반드시 기억하자. 총체적 학습을 위해 취약단원은 반드시 3월이 되기 전에 정리돼야 한다.

 이맘때가 되면 예비 수험생들의 관심은 논·구술로 쏠리게 된다. 수시모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이런 흐름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확한 근거를 통해 논·구술 학습에 대한 시간 투자를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시모집에서 가장 많이 선발하는 것이 일반전형, 즉 논술우수자 전형이다. 주요대의 논술우수자 전형은 수능우선선발과 일반선발, 두 가지로 나뉜다. 수능우선선발은 수능 최저등급의 조건을 높게 하고 그 조건에 충족된 학생을 논술로 사정한다. 일반선발은 우선선발보다 낮은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고 그 조건에 충족된 학생의 논술성적을 평가한다. 결과적으로 우선선발이 일반선발보다 경쟁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논술우수자 전형에서 중요한 것이 논술이 아닌 수능성적일 수 있다. 연세대 등 모든 주요대학들은 우선선발의 비율을 50%이상으로 책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방학의 학습중심은 반드시 수능에 놓여야 한다.

 학기 중 수능 중심성은 주말시간 활용에 있다. 이것을 미리 방학 중에 체득해야 한다. 학기 중에는 기본적으로 학교생활이 존재한다. 학기별 두 번의 시험과 수행평가, 봉사활동, 논·구술 대비에 시간을 뺏기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수능 중심성을 잃기 쉽다. 가장 여유롭게 수능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은 주말로 국한된다. 주말에는 최소 15시간 이상의 학습량을 확보해야 한다. 15시간은 주중에 확보할 수 있는 자율학습시간과 일치한다. 결국 주중 자율학습시간과 같은 시간을 주말에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투자가 없다면 성적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재수생이 두려운 이유는 단 한가지다. 1년 내내 수능을 중심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주말학습이다. 이번 방학을 통해 이런 습관을 완성하자.

<최영주 강남청솔직영 양평기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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