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이라는 낯선 여행의 자상한 여행 가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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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두려움, 고통과 환희 - 임신과 출산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이다. 때문에 이 아름다운 일을 겪는 여성들에게는 새 생명을 잉태하고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 과정을 미리 잘 알고 준비할 수 있는 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소가족이 보편화되고 전문직 여성이 늘어나면서 임신, 출산에 대한 관심은 더해가고 있지만 이들의 궁금증을 충분히 풀어줄 만한 책은 드물었던 것도 사실.

산부인과 의사로 일간신문 등에서 임신 상담을 해 온 박금자씨가 '당신이 꿈꿔 왔던 아기'를 쓰기로 결심한 것은 이러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박금자씨는 서문에서 산부인과 의사인 자신마저도 아기를 낳는 데 느꼈던 불안과 초조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책을 출간하도록 달려들게 했다고 밝힌다.

박씨는 이 책을 오랜 산부인과 의사 생활에서 만난 임산부,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 출산을 경험한 여성들의 경험담을 통해 살아있는 정보가 되도록 구성했다.

책은 '임신초기, 중기, 후기' '출산'과 '산욕기' 등의 5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장에서 저자는 산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분만예정일', '검진일', '음식 칼로리 계산' 등에는 자세한 표를 달아주고 '임신자가진단방법' 등은 사진으로 설명해 이해를 쉽게 했다.

또 갑작스레 큰 신체의 변화로 당황해 하는 산모를 위해 '임신중의 신체적 변화'와 출산후의 조치 등까지를 경험담 등을 곁들여 상세하게 소개해 궁금증을 풀어준다.

자칫 전문적이고 딱딱한 의학상식의 전달로 그치기 쉬운 이러한 종류의 책에 생기를 더하는 것은 저자의 생명에 대한 경외심.

"가장 어두운 밤 어딘가에 항상 빛나고 있는 작은 빛이 있다. 하늘에서 비추는 이 빛이 우리의 신이 우리를 바라보는 데 도움을 준다. 한 어린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의 영혼은 그 빛에 밝기를 더해 준다"

박금자씨가 책 중에서 인용한 '조안 보리셍코'의 시는 박씨가 생명을 바라보는 시각을 잘 보여준다. 이런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바탕으로 저자는 산모가 아이를 낳는 일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신의 축복이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워야 할 순간이 자칫 불행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산모의 무지 때문이라는 것.

임신에서 출산이라는 낯선 여행에서 자상한 여행 가이드로서, 길을 찾을 수 있는 지도와 나침반으로서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책의 가치는 충분한 것이 아닐까.

Cyber 중앙 손창원 기자

<pendo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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