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무공 훈장’ 60년 뒤 가슴에 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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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병사가 60년 만에 훈장을 받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밀포드의 현지 재향군인회관에선 조 비숍(사진)에게 주는 ‘퍼플 하트(Purple Heart)’ 훈장 수여식이 열렸다. 주인을 잃고 잠자던 훈장이 60년 만에 노병의 가슴에 달렸다고 현지 라디오 방송인 WHMI-FM은 24일 전했다.

 비숍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침공으로 6·25전쟁이 시작된 직후 1차로 파견된 미군부대의 일원이었다. 당시 이등병이던 비숍은 3인 1조로 구성된 기관총 사수로 배속됐다. 인천 상륙작전 뒤 유엔군이 대반격을 시작하던 9월 24일, 낙동강 전투에 참가했던 비숍의 기관총 근처로 적의 박격포탄이 쏟아졌다. 그 와중에 비숍은 뇌진탕에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동료 사수 2명은 그 자리에서 전사했다.

 야전 의료부대로 후송된 비숍은 사흘간 치료를 받고 소속 부대로 복귀했다. 그는 51년 봄 제대했다. 비숍의 소속부대는 전투 직후 그의 훈장 수여를 결정했다. 하지만, 행정 착오로 비숍은 수상 통보를 받지 못했다. 주인을 찾지 못한 훈장은 60년간 묻혀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미군 당국은 잊지 않고 주인을 찾아 준 것이다.

 퍼플 하트는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7년 4월 이후 복무한 미군 중 전장에서 부상하거나 사망한 이에게 미 대통령의 이름으로 수여하는 훈장이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존 매케인 상원의원,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등 정치인·군인 뿐 아니라 찰스 브론슨(1921~2003), 리 마빈(1924~87) 등 참전한 할리우드 스타들도 이 훈장을 받았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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