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삼성전자 반도체 손 잡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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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삼성전자와 일본의 도시바가 비메모리(시스템 LSI)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삼성은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 2위, 도시바는 3위다. 두 업체가 손을 잡으면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도시바가 시스템 LSI 생산을 삼성전자에 위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설계는 도시바가 하되, 제품생산은 삼성전자가 맡는 방식이다. 시스템 LSI는 대량의 정보를 처리하고 데이터를 보존하는 기능을 하나의 칩에 집적한 비메모리 반도체로, 휴대전화·TV·자동차부품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도시바가 위탁생산을 결정한 것은 메모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도시바는 메모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의 메모리 생산공장에 1000억 엔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첨단 시스템 LSI의 제조설비를 구축하는 데 3000억 엔(약 4조원)의 적잖은 자금이 필요한 것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해 경쟁력을 키우는 중이다. 파운드리 분야를 강화하려는 삼성전자의 계획과 메모리 반도체 육성을 위해 비메모리 사업을 구조조정하려는 도시바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일각에선 두 업체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한다. 도시바가 낸드플래시와 D램 등 메모리 분야의 역량을 키우면서 진검승부가 될 것이란 얘기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삼성전자가 1위, 도시바가 2위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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