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의 작가 '양선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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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계에 프로로 데뷔하신 것은 언제입니까

95년도에 처음 ‘건쉽’으로 등단했고 그후에 작업한 것이 ‘번개축구단’이다.
그리고 올해 ‘까’를 시작했다.

어떤 계기로 춤만화를 그리게 되었는지.

특별한 계기는 없다. 춤에 관해 아는 것도 없고 성격도 내성적이라 스토리를 쓰는 유경원씨하고 춤만화에 대해서 하자고 했지만 오리지널 춤만화는 아니다. 워낙 김수용씨가 ‘힙합’으로 자리잡고 있고, 또 우리가 얘기하려 했던 것은 방송에 관한 얘기다. 연예계의 내부에 관한 만화를 그리려 했었다. 초반에는 싸우는 얘기가 많이 들어갔었는데 후반에는 드라마나 방송에 관한 이야기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런 질문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춤은 잘 추시는지

전혀 춤을 추지 못한다.

그럼 그런 춤에 관한 동작들은 어떻게 소화해 내는지

춤동작같은 것들은 힙합교본서나 비디오, 춤에 관한 만화등을 보고 많이 그린다. 내가보는 관점의 춤은 다른 사람과 약간 달라서인지 춤동작은 기계체조에다 리듬과 부드러움이 가미된거라고 생각하고 여러가지 동작들을 여기저기서 많이 따낸다. 단적으로 정통 춤만화는 아니다. 쉽게 말하면 힙합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 이게 진짜 정석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거다'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같이 만화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만화를 그리려 한다.

만화를 그릴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경쓰는 부분은

전반적으로는 인물이고 가장 크게 신경쓰는 것은 동작이나 그런 재미도 좋지만 연출력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똑같은 원고를 받았을때도 간단한 개그신같은 애드립을 줄때 작가의 순발력이 발휘되어야 한다고 본다.

글쓰는 분과의 관계는 어떤지

‘번개 축구단’을 할때부터 함께 작업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은 편이다. 보통은 한 작품이 끝나고 나서 전혀 다른 파트의 글을 쓰게 되면 그림작가를 바꾸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물론 그림그리는 사람도 마찬가지 이유로 작가를 바꾸는 경우가 많지만 유경원씨는 '이 친구가(양선모씨를 지칭함) 이 정도는 소화해 낼수 있겠다' 싶으면 여기저기 나를 가지고 찔러본다. 그런게 서로 맞으니까 현재는 서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별로 문제가 없다.

유경원씨가 대부분의 캐릭터 성격을 결정하는지

기본 컨셉이나 등장인물들의 간략한 성격들이 결정되면 내가 그 글에 맞춰 캐릭터를그린다. 처음 ‘까’라는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나왔을 때도 함께 얘기하고 바꾸고해서 각각의 성격들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기하라는 인물은 성격이 강하고 시민이는 처음부터 약한 성격은 아니었는데 진행하다보니 자연적으로 그렇게 되어버렸다. 이도라는 친구는 원래 진지했던 친구인데 장난스럽게 하다보니 개그스럽게 되어버렸다.

현재 하고있는 것 말고 '히트'에 연재하실 거라는 만화는 어떤 장르인지

흡혈귀물이다. 지금까지 호러물은 많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학원을 중심으로한 호러물이다. 학교다닐때 생겨난 폭력 문제들을 흡혈귀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염병처럼 퍼져나가게 했다. 학원 폭력만화가 호러물이나 SF, 환타지등으로 가미되면 규제부문에 있어 많은 부분 완화가 된다. 그리고 성적인 자극이 될만한 부분들, 예를들면 환타지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복장은 대부분이 수영복 차림인데 이것이 현대물에서 똑같이 나온다면 18급이상이 되어야 한다든가 하는 문제 때문에 두가지를 합치게 되었다.

만화를 직업으로 삼아야 겠다고 생각하신 때는 언제인지.
86년쯤이다. 그땐 문하생으로 있을 때였다. 86년부터 군제대 후 95년까지 문하생으로 생활했다.

만화를 그리다가 그만두고 싶은 때는 없었는지

그런적은 없었다. 다만 만화에 대해서 지겨운게 아니고 나이는 먹는데 집에서는 결혼도 안하고 생활도 안정되지 못한다고 하는 등 부모님에게서 ‘다른 작업을 가져라’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런거 외에는 없었고 지금은 책도 어느정도 팔리고 결혼도 했고 해서 그런지 부모님 입장이 많이 바뀌신것 같다.

함께 작업하시는 사람들은 몇명이나 있는지

현재 화실에서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은 나까지 9명이고 학생들이 2명 정도 있다. 학생들은 가장 실질적인 독자 입장으로서 모니터의 성격이 강하다. 요즘 '까'가 순정만화에 가깝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옛날에는 확실한 남자만화였는데 이젠 중성만화에 가깝다. 주위에 그림을 도와주는 사람들도 대부분이 여자고, 또 편지오는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이 여자다. 연령층도 12세에서 28세정도다.

그건 작가가 드라마성을 많이 가미하기 때문인가

꼭 그렇지만은 아닌것 같다. 편지를 받으며 느끼는건데 실질적으로 춤을 추는건 남자지만 춤을 보고 즐기거나 소리지르는게 주로 여자쪽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아리형태로 작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걸로 아는데 프로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는지

아직 나도 프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런부분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찬성을 한다. 만약 우리때도 그런 문화가 있었다면 나도 그런 동아리 형태의 작가로 남아서 생활했을지도 모른다.

인터넷이나 홈페이지쪽으로의 작업은 안하시는지

아직은 아무것도 하고 있지않다. 다른분도 거의 마찬가지일 것이다. 히트작가라는 타이틀이 있기전까지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 일을 하다보니 팬시같은 것을 해보자고 해서 시작해봤는데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편이다. 내가 팬시상품을 만드는 것은 단지 내가 그린 그림이 상품으로 나온다는 그런 기분때문일 것이다.

혹시 팬클럽이 있는지

팬클럽은 유명한 사람들이 있는거라 그런지 아직 없다(부끄러운 웃음이 어린 왕자처럼 순수하다).

그림자료를 많이 보실텐데 보시면서 '아! 이건 정말 괜찮은 그림이구나'하신 만화가 있는지

많다. 존경하는 천계영씨의 오디션이 있다. 그림쪽으로 보면 특별하게 어느 그림이 좋아서 보는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폭력물을 그리지만 보는 것은 잔잔한 그림을 좋아하고 트러블 삼국지를 그리는 정훈씨 그림도 재미있게 보고 또 좋아한다.

동아리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마이더스'라는 모형 동아리를 한다. 처음에는 마구잡이식으로 했었다. 집근처에 모형가게가 있었는지 몰랐는데 화실 식구들이랑 오락하러 갔다가 발견했다. 침흘리며 앞에서 쳐다보다가 작업실 친구들과 함께 용기내어 들어가보니 동우회에 가입하면 더 많은 것들을 알수 있을것 같았다. 그래서 올 3월에 가입했다. 특별한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고 한달동안 자신이 만든 작품을 한달에 한번 모아놓고 서로 얘기도하고 일년에 한번 전시회를 갖는 정도다. 동우회가 만화랑 다르게 연령층도 다양하고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사진사도 계시고 방송국에 계신분, 의사, 일반적인 직장을 다니시는 분, 그리고 일식집 주방장도 계신다.

'까'를 학생들이 어떤 시각으로 봐주길 바라는가

이러이러한 식으로 봐주길 원하는 것은 없다. 청소년들이 만화를 보고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어느정도 있겠지만 그렇게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 영화보고 괜히 학교에서 한번 구르고 입으로 총소리 두두두두 낸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총을 들고나가 은행을 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본다. 어떤 시각으로 봐달라는 것은 없다. 만화는 만화답게 그냥보고... 나같은 경우도 괜찮은거 있으면 한컷트만 기억할뿐이지 그 만화가 어떻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랜시간 제 열성 팬이 한사람 있다. 그런데 주소도 밝히지 않고 편지와 선물만 보내온다. 이 기회에 꼭 연락달라고 말하고 싶다.
"은비야! 새로 이사온 화실로 꼭 연락하고 제발좀 한번 와주렴. 우리 화실 모든 사람들이 너를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지 너는 아는지 모르는지. 흑흑흑"

등장인물 캐릭터 소개

▷ 표기하
학급의 실장이자 선도부 학년대표.
한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우등생. 여기에 종합 7단의 무술 실력까지 갖춘 문무를 겸비한 모범생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남들의 평가일뿐, 자신은 항상 뭔가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다.
또 그의 배후엔 아직 극중에서 밝혀지지 않은 엄청난 가문까지 버티고 있다. 모든건 그를 죄고 있는 갑갑한 현실일뿐. 그러나 언제고 이 모든걸 부수고 자신의 길을 찾아나설 것이다.

▷ 유시민
어린시절 일찌감치 연예계에 데뷔한 아역스타, 그러나 그것은 극성스런 어머니의 치맛바람에 의한 결과였다. 막상 자신이 스스로 일어서려 하는 순간 대중들의 관심은 떠나고, 오히려 그의 경력은 핸디캡이 된다.
소심하고 과대망상에 우울증까지 겹쳐 현재는 정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태, 하지만 그의 눈부신 부활을 기다려보자.

▷ 이도
브레이크에서 볼륨댄스까지!!
한마디로 타고난 재능을 지닌 천부적 춤꾼. 하지만 불법음반과 음란테이프 만들어 먹고사는 아버지와의 불화로 인해 반항적이고 염세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 쟈넷
하와이 출신의 교포가수.
현재는 최고 인기를 누리는 3인조 여성 댄스그룹 '브렌다'의 리더이다. 시민을 사랑하고 있지만 내성적인 그에게 다가가지 못해 애만 태우고 있다.
그러던 중 쟈넷앞에 자신만만한 성격의 라이벌이 등장하자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 신민경
기하의 학급친구.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학교를 다니고 있다.
신분상승의 욕구가 강하며, 아직은 기하에 대한 사랑이 그녀의 순수한 마음인지 아니면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인지 알수가 없다.

▷ 도용호
일산지역 일대 학원가를 평정하고 있는 공포의 보스.
엄청난 괴력과 잔인한 성격으로 수하들을 떨게 만들고 있다. 과거 자신을 학교에서 퇴학당하게 한 기하에 대해 언제고 복수할 기회만 찾고 있다.
더이상 학원가에만 머물 그릇이 아니어서, 폭력조직과 연계된 연예계로 스카웃 된다. 필연적으로 주인공들과 정반대의 위치에 서게 되는 극한의 악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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