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금리인상 가능성 상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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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 대로 0.4%에 그치자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일 개장 직후 72.82포인트나 껑충 뛰어 올랐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오름세가 이어져 한때 전날보다 219포인트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동부가 발표한 이번 CPI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 지수는 후장들어 오름세가 한풀 꺾여 전날보다 겨우 88.65포인트(0.9%) 오른 10,204.93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뉴욕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날 노동부의 이번 CPI 발표에도 불구하고 FRB는다음달 16일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살로몬 스미스 바니 경제연구소 전무인 로버트 디클레멘테는 "노동부가 발표한도매물가지수(PPI)와 CPI를 보면 지금 당장은 인플레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인플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면서 "FRB가 다음달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트투자서비스 분석가인 레온 굴드는 "미국의 경기 과열이 완화되고 있다는 확고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다음달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최근 주가 폭락 가능성을 경고한 것은 올해 안에 추가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컨설팅 회사인 `RFA 경제학'의 분석가 마크 잔디도 "물가가 거품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있다"면서 "이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여 준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노동시장이 겪고 있는 노동력 부족 현상은 임금 상승을 초래할 것이며 이는 소매 물가 상승이란 형태로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퍼스트 유니온의 경제학자 마크 비트너는 "FRB는 인플레를 저지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과도한 수요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앞으로 미국이 인플레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풀 총재는 이날 보스톤 연방은행 주최 회의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FRB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인플레를 잡고 물가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뉴욕 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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