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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청, 학력 신장 위해 고교 10곳에 기숙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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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숙형 공립고인 대구시 현풍면 포산고 전경. 이 학교가 기숙사와 연계한 다양한 야간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과 학부모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포산고 제공]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중리 포산고. 이 학교는 2011학년도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 3.1대 1을 기록했다. 전체 105명 중 74명을 뽑는 일반전형에 226명이 지원한 것이다. 대구의 자율형 사립고들이 정원을 겨우 넘긴 것과는 대조적이다. 학생들의 성적은 더욱 놀랍다. 합격선이 중학교 내신성적 개인석차백분율 1.5%였다. 북·달서·서구 등 대구지역 중학교의 전교 5등 안에 드는 학생이 합격했다.

시골 학교인 포산고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7년 교육인적자원부 지정 농산어촌우수고가 되면서다. 2008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기숙형 공립고로 선정됐다. 이후 정부 지원금으로 200여 명을 수용하는 기숙사를 짓고 야간 학습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김호경 교장은 “기숙사가 생기면서 학습 분위기가 좋아지고 성적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이 학교를 주목하고 있다. 교육감 선거 때 포산고를 모델로 기숙사 건립 공약을 내놓았다. 학습 여건을 조성하면 얼마든지 명문 학교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구시교육청이 276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면서 기숙사 건립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내년 1월 기숙사 건립 신청을 받아 대상 학교를 선정키로 했다. 기숙사는 2012년 2월 완공될 예정이다.

 기숙사가 설치되는 학교는 일반계 고교 10곳이다. 빈 교실을 리모델링하거나 새 건물을 짓는 식으로 기숙사를 마련한다. 학교별로 1∼3학년 60∼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기숙사에는 학생들이 야간에 공부할 수 있도록 독서실을 만든다. 교육 여건이 좋은 수성구는 제외하기로 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학생 선발과 교육 프로그램이다. 시교육청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뽑아 입사시킬 계획이다. 실력 있는 외부 강사와 원어민 교사를 초빙해 학생을 가르치고 다양한 인터넷 강의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시교육청 학력증진팀 박재흥 장학사는 “기숙사와 연계한 학업·인성교육 프로그램의 내용을 평가해 기숙사 건립 학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시교육청 간부는 “기숙사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구의 명문대 진학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대구참교육학부모회는 지난달 기숙사 건립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시교육청이 시급한 사안을 외면하고 실효성이 없는 기숙사 건립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이 자정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는 실정을 고려하면 기숙사는 잠을 자는 곳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순환 사무국장은 “극소수의 학생을 위한 기숙사 건립은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며 “과밀 학급 해소와 급식 질 제고 등 교육환경 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면학 분위기 조성에 기숙사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별 교육 격차를 줄이고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숙형 고교는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산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고교 기숙사 건립 사업

- 대상 : 대구지역 일반계 고교(수성구 제외) 10곳

- 사업비 : 276억원, 2012년 2월 완공 예정

- 규모 : 학교별로 성적 우수 학생 60∼100명 수용

- 대상 학교 선정 : 내년 1월

- 교육 내용

·방과 후 맞춤형 교육

 (외부 강사, 원어민 강사 등 초빙)

·인터넷 강좌 수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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