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달력을 만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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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도 절반이 지났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내년 학습 계획을 짜느라 바쁠 시기다. 책상 앞에서 하는 교과 공부뿐 아니라 독서나 체험 활동 등 다양한 학습 계획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방법은 뭘까. 아이의 학습에 필요한 정보와 계획만 골라 담은 맞춤형 학습 달력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자녀의 사진 담으면 앨범 기능도

“9월에는 건우랑 알밤 주으러 갔었잖아. 자벌레 보고 한참 놀기도 했었지.” 김미숙(38·인천 부평구)씨는 내년도 달력에 넣을 사진을 큰아이 정건우(6)군과 함께 골랐다. 주말농장에서 배추·감자·고구마를 키우며 찍은 사진이며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장수풍뎅이의 성장 과정에 따라 찍어둔 사진 등을 거실 가득 펼쳐놓고 정리했다. 김씨는 “아이가 동식물 관찰을 좋아해 굳이 주말농장에 가지 않더라고 주변에서 달팽이 등 작은 것만 발견하면 꼭 사진을 찍어둔다”고 말했다.

달력에 들어갈 사진인만큼 월별로 정리하는 게 먼저다. 건우가 “감자 심으러 갈 때 엄청나게 추웠잖아요. 겨울이었죠?”라고 질문하자 김씨는 “원래 감자는 3월에 심는거야. 올 겨울이 유난히 길고 추워서 건우가 그렇게 기억하나보다”고 답했다. 달력을 만들면서 저절로 자연 공부도 함께 하게 되는 것. 김씨는 “반복 학습 효과도 크다”며 “가족이 모두 보는 달력에 자신의 얼굴이 들어가 있으니 주의깊게 본다”고 설명했다.

날짜가 표기된 면에는 어린이집 행사 등 아이의 일정만을 표시해둔다. 올해 아이가 뭘 했는지를 토대로 내년도 일정을 짜보면 된다. 김씨는 “매일 똑같은 날을 보내는 것 같지만 막상 1년 단위로 정리해보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아이 자신도 자신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달력이라는 기록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의미있다”고 말했다.

아이 성향에 따라 주제 세분화도 가능

달력은 컴퓨터를 활용하면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다. 숫자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고도 엑셀 등의 프로그램으로 날짜를 표기할 수 있다. 스냅스(www.snaps.co.kr) 등 달력만들기 툴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홈페이지도 있다. 김씨는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사진 위치를 조정하고 날짜별 행사만 입력하면 1년치 달력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달력을 학습용으로 세분화해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서 계획을 담은 독서 달력이나 봉사 달력도 가능하다. 달력을 제작할 때 아이와 상의해 일정을 잡기 때문에 자기주도적인 학습 습관을 기르기는 데도 효과적이다. 김씨는 “자신의 얼굴과 다짐, 계획이 담긴 달력으로 스케줄 관리를 하다보면 자신의 생활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Tip!! DIY(Do It Yourself) 달력 만들기

1. 달력의 주제에 맞는 사진을 월별로 정리한다.
2. 엑셀 프로그램이나 스냅스의 달력만들기 툴을 활용해 달력에 들어갈 날짜를 입력한다.
3. 월별로 사진을 삽입하고 말풍선이나 스티커 등을 활용해 개성있게 편집한다.
4. 날짜 페이지에는 꼭 필요한 행사를 표시해 편집한다.
5. 월별로 참고할만한 명언이나 속담 등을 하단에 입력할 수 있다.
6. 탁상용 혹은 걸개용 등 용도에 맞게 출력한다.

[사진설명] 정건우(왼쪽)군이 자신의 얼굴이 실린 달력을 동생 지우양과 엄마에게 들어보이고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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