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자본금 2배 늘리기’ 본격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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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채권시장에서 유럽 재정위기국들의 국채를 사들이며 ‘구원투수’로 나선 유럽중앙은행(ECB)이 본격적인 ‘확전’에 대비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ECB가 자본금을 지금보다 최대 두 배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ECB의 한 소식통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의 국채 매입에 따른 잠재적 손실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조금씩 사들이고 있지만 갑자기 매입 규모를 늘려야 하거나, 사들인 국채 가치가 급락하는 등의 상황이 생기는 걸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ECB의 자본금은 약 58억 유로로 유로화를 쓰는 16개국 중앙은행이 70%를 출자하고, 영국·덴마크 등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나머지를 충당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독일의 출자 비중이 약 20%로 가장 크고 이어 프랑스(14%), 이탈리아(12.5%), 스페인(8.3%) 순이다.

 ECB는 5월 이후 채권시장의 안정을 위해 재정위기국들의 국채 매입에 나서고 있다. 이후 ECB가 밝힌 채권 매입액은 720억 유로 규모로 이 중 대부분은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의 국채를 사는 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에는 26억6700만 유로어치를 사들였는데 이는 주간 단위 매입 규모로는 그리스 재정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6월 이후 가장 크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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