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환자 가장 많은 치주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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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질환(풍치 또는 잇몸병)은 감기만큼이나 흔한 국민병이다. 주범은 입 속 세균. 음식 찌꺼기가 치아와 잇몸 사이에 남아 치태(플라크)를 만들고 딱딱하게 굳어 치석이 된다. 치석에는 1㎣당 1억 마리의 세균이 있다. 이들 중 일부 세균은 독소가 강해 치주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고 주변 뼈를 녹여 이를 빠지게 한다.

 치주질환은 치아상실뿐 아니라 온몸에 병을 일으킨다. 입속 세균이 붓고 시리고 피나는 잇몸 사이로 침입했다가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실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심장의 관상동맥 내벽에서 치주질환의 원인균이 관찰됐다. 세균이 잇몸 혈관을 통해 심장혈관으로 이동해 혈전(피떡)을 만든다. 결국 혈관 내벽이 두꺼워져 동맥경화증이 발생한다.

 치주질환은 동맥경화와 심장질환 외에도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당뇨병, 저체중아 출산이나 조산, 골다공증 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구강 위생이 불량해 치태가 많은 사람은 구강·비강·인두부 등 상기도에 호흡기 감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세균 감염은 또한 인슐린에 대한 반응을 저하시켜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고 당뇨병을 악화시킨다.

 입속 세균은 임신부의 양막과 태반에도 영향을 미쳐 자궁을 수축시키는 물질(프로스타그란딘)을 분비시킨다. 조산 위험을 줄이려면 되도록 임신 전에 치주질환을 치료하고, 임신 중이라면 4~6개월 때 치료를 받는다.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올바른 칫솔질이다. 잇몸부터 마사지하듯 치아를 쓸어내리거나 올려 치아와 잇몸 경계에 낀 치태를 제거한다. 세균이 많이 서식하는 혓바닥도 잊지 않는다. 치태는 보통 아래 앞니 안쪽과 윗어금니 바깥쪽에 많이 생긴다. 칫솔질만으론 치태를 완벽하게 제거하기 어려우니 치실이나 치간치솔, 구강세척액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이주연 기자

도움말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류인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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