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국왕·총리 함께 나와 ‘MB 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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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말레이시아 국회의사당에서 환영식이 끝난 뒤 미잔 국왕(오른쪽)과 함께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스테이트 드라이브(승용차 동승)는 말레이시아 최고의 예우다. 왼쪽에서 둘째는 나집 총리. [쿠알라룸푸르=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나집 툰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10일 말레이시아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먼저 원자력발전 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가 원전 건설을 결심하면 한국형 원전을 수출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원전에 대한 말레이시아 국민의 거부감을 불식시키려 했다. 그는 “한국의 스마트 원전은 안전성과 효율성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말레이시아) 주민들이 과연 원전 주위에 살 수 있느냐 걱정하고, 원전 폐기물의 안전성에 대해 걱정하지만 원전 주변에 많은 사람이 사는 도시가 있다는 걸 한국에 와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추진키로 했다. 한국은 2006년 말레이시아가 포함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FTA를 체결했지만, 말레이시아와 별도의 FTA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FTA가 체결되면 자동차와 전기·전자 분야에서 수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말레이시아의 이슬람 네트워크·금융능력과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해 중동과 중앙아시아의 자원개발 시장에도 함께 진출키로 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말로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해나가는 메커니즘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의 방문은 수교 50주년을 기념한 국빈방문이었다.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선 술탄 미잔 자이날 아비딘 국왕이 나집 총리와 함께 이 대통령을 맞았다. 그 뒤 미잔 국왕은 이 대통령과 함께 차를 타고 숙소호텔로 이동했다. 국빈을 대접하는 이곳의 예법 ‘스테이트 드라이브(state drive)’다. 두 사람이 탄 국왕의 의전차량은 한국산 ‘체어맨 리무진’이었다. 왕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는 남성은 모두 턱시도를, 여성은 ‘발목을 덮는 긴 드레스’를 입었다. 왕실의 상징색인 노란색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옷이나 장신구의 착용은 금지됐다. 이날 ‘1박4일’ 동남아 순방을 마친 이 대통령은 11일 오전 귀국했다.

  ◆“중국, 북한 개방 독려해야”=이 대통령은 10일 보도된 말레이시아 영자지 ‘더 스타(The Star)’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선 중국이 했던 것처럼 개방을 해서 경제성장을 이뤄야 한다”며 “북한이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중국이 적극 독려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트라자야·쿠알라룸푸르=서승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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