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18배’ 대만 진먼다오 … 땅밑 4만 명 수용 대피소에 지하 비행장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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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먼다오(金門島)는 중국 본토 푸젠(福建)성에서 2㎞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대만의 섬이다. 동서 20㎞, 남북 5~10㎞인 이 섬의 면적은 132㎢로 연평도(7.29㎢)보다 18배가량 크다.

 중국 공산당에 밀려 1949년 대만으로 패퇴한 장제스(蔣介石)가 본토 수복을 위한 최전방 전초기지로 삼았다. 이 작은 섬에 58년 8월 23일부터 44일간 47만 발의 포탄이 떨어졌다. 중국에 눈엣가시 같던 존재인 진먼다오를 초토화하기 위해 인민해방군이 대대적인 포격전을 벌인 것이다. 중국의 공격을 완강하게 버텨낸 대만은 이때부터 이곳에 지하 요새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포격전은 연례 행사처럼 계속되다 79년 1월 1일 미·중 수교로 중단됐지만 대만군은 92년까지 공사를 계속해 시설을 완공했다.

길이 101m의 디산(翟山) 수로. [중앙포토]

 지하에는 폭 1m, 높이 2m의 통로가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다. 민간 대피소 12곳도 2㎞마다 설치됐다. 이곳엔 긴급 구호장비와 비상식량 등이 갖춰져 상시 대피가 가능하다. 2차로 너비의 지하 갱도는 차량 2대가 교차 통행할 수 있다. 지하시설은 2개 층으로 이뤄져 4만여 명의 주민 전체가 대피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각종 기반시설이 구비됐다. 화생방 방어시설뿐 아니라 전투기가 출격할 수 있도록 지하 비행장도 갖췄다.

 61년부터 5년간 구축한 디산(翟山) 수로는 길이 101m, 폭 6m, 높이 3.5m이며 쓰웨이(四維) 수로는 길이가 790m에 이른다. 2008년부터 가속화된 양안(중국·대만) 해빙의 상징적 조치로 진먼다오와 푸젠성 샤먼(廈門)을 잇는 6㎞ 길이의 ‘진덩(金嶝) 대교’가 건설 중이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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