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스토리 1 파티 문화 따라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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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정점인 주얼리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주얼리 디자이너 한영진씨가 생활 속 패션과 주얼리 이야기, 국내 주얼리 시장의 현주소와 최신 트렌드를 소개한다.

최근에는 이러저러한 모임을 뭉뚱그려 ‘파티’라고 한다. 하지만 정통 파티라 하면,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아름다운 옷과 주얼리로 치장하고 나와 우아하게 춤을 추는 사교파티를 떠올리게 된다. 올 연말에는 정통 파티 룩을 참고로 해 파티의 주인공이 돼보는 건 어떨까. 대표적인 파티 문화로는 프랑스의 ‘살롱’이 있다. 살롱은 18세기 유럽 문화와 예술을 이끄는 프랑스 귀족들이 모이던 사교 장소였다. 이곳을 드나들던 귀부인들은 우아하고 섬세했으며 여성적이었다.

지금 우리에게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있는 것처럼 그 시절에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최고의 패션 아이콘이었다. 그는 머리를 뒤로 깔끔하게 빗어 넘기고 다이아몬드·진주·루비·사파이어로 장식된 머리핀을 했다. 그뿐 아니라 금과 은으로 만든 레이스 캡 등 사치스런 장식품들로 치장했다. 이같은 장식은 당시 살롱 귀족들의 신분과시용이었다.

호사스럽긴 했어도 지성과 문화를 나눴다는 점에서 지금의 파티와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경제·문화·사회적으로 급성장 하면서 서양 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였다. 우리의 파티 문화가 역사·예술·문화에 바탕을 두고 자연스럽게 발전하기보다 상업성에 치우친 경향이 강한 이유다.

그나마 국내의 경제·문화 수준이 점차 높아지면서 파티 문화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그에 따라 의상이나 주얼리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떠올랐다. 모임 성향에 어울리는 옷을 챙기고 다른 사람과 나눌 화젯거리도 준비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할 만한 현대의 파티 스타일 아이콘으로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있다. 그는 언제나 블랙이나 브라운 계통의 어두운 색 옷을 입고 진주 주얼리로 스타일을 완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피부색과 잘 어울리는 진주목걸이나 귀고리로 스타일을 마무리함으로써 차갑고 딱딱할 수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렇듯 주얼리가 패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파티성격과 자신의 스타일을 잘 고려해 주얼리를 선택한다면 예상보다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말 모임을 위해 주얼리를 고를 때 몇 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다. 먼저 레드·그린·블랙 등 연말하면 으레 떠올리는 색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점잖은 모임이라면 노출은 적당하게 한다. 심플한 드레스에 다이아몬드나 진주 주얼리를 하면 고급스럽다. 귀고리·목걸이·펜던트만 주얼리로 여기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시계·클러치로도 파티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이것저것 챙기기 어렵다면 정석을 따르면 된다. 옷은 블랙으로 잘 차려입으면 크게 빠지거나 튀지 않는다. 디테일이 있는 블랙 원피스나 반짝이는 스팽글이 달린 옷도 좋다. 블랙에 언제나 잘 어울리는 색은 골드다. 금빛 팔찌나 클러치를 들어준다면 센스 있는 파티 룩이 된다.

5대 보석이 부담스럽다면 커스텀 주얼리로 대체할 수 있다. 5대 보석보다 색상은 더 다양하고 가격은 저렴한 커스텀 주얼리는 다양한 파티에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연한 바다색을 띤 아쿠아마린, 적색에서 녹색 혹은 청색에서 노란색까지 다양한 색감의 투어머린, 연한 노란색이나 연두색을 띤 시트린등이 있다.

◈주얼리 디자이너 한영진 주얼리 브랜드 오르시아의 대표로, 2007 국제 귀금속 장신구대전에서 수상했다. 2008년 뉴욕 국제 주얼리 박람회 자문위원을 맡았고,같은 해 지식경제부 주최 주얼리 디자인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09년 드라마 ‘천추태후’의 봉관 제작기술을 자문했으며, 여러차례 TV 드라마와 영화 제작·협찬을 했다. 올 4월에는 제 21회 전국귀금속 디자인 공모전 특별상을 받았다.

[사진설명]오르시아의 ‘플라워 버드’ 프러포즈 반지. 0.3캐럿의 다이아몬드를 감싸는 꽃잎 형태의 디자인이 사랑스러운 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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