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기술위주 전략 중국시장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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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V업체들이 올들어 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위한 제살 깎아먹기식 가격인하 경쟁을 더욱 치열히 벌이는 가운데 소니는 기술혁신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을 채택, 돋보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TV 제조업계의 선두주자인 신추안 창공전자가 수상기 값을 10-33%로 내리자 다른 업체들도 어쩔 수 없이 뒤쫓아 가면서 출혈적인 가격전쟁이 시작됐다. 창공전자는 지난 96년과 작년에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경쟁에 불을붙였었다.

이에 따라 중국 TV 수상기 및 관련부품 생산업계의 수익이 크게 악화됐으며 상당수가 고사직전의 상태에 있다.

반면 소니가 현지 업체와 협력해 생산중인 트리니트론과 웨가 상표의 최신식 평면TV 제품들은 지난해 약 14억위앤(약 2천28억원)의 판매고와 3억7천만위앤의 수익을 기록했다. 웨가 TV는 올해초 상하이 최대의 소매점인 넘버원 백화점에서 하루에300대가 팔리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소니의 초대형 평면TV 현지 생산 생산능력은 2001년에 연간 1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소니 차이나의 고위 관계자인 소에다 다케히토는 가격전쟁은 결국 파멸만 초래하며 기술향상 만이 시간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관심을 높여줄 수 있다면서 소니의 기술위주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는 지난 93년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래 오디오 부문과 평면TV, DVD(디지털 비디오 디스크)플레이어, VCD, 하이파이, 프로젝터, 키네스코우프 등 오디오와 비디오 부문에 모두 1억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소에다는 공산혁명 이래 최대의 경제성장을 즐기고 있는 신흥 부호들의 소비성향이 매우 높으며 특히 중국 금융중심지인 상하이의 신흥 고소득 소비계층이 갖고있는 시장잠재력은 크고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에 따라 중국 전역으로 제조와 제품 유통 및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의 중심지로서 상하이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TV업계에 무리한 가격경쟁이 빈발하는 것은 시장에 비해 너무 많은업체가 난립한데다 기술수준이 낮다는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에 원인이 있으며 중국정보산업부 관리들도 이를 시인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TV 제조업체 수는 96년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1백여개가 난립중이며 11개 컬러TV 진공관 생산업체의 생산능력이 연간 4천만개나 되는데도 불법수입분을 제외하고도 매년 300만개의 진공관이 수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 국내 컬러TV 및 부품업체들이 공동생산·판매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을 향상시키는 등 생존을 위한극단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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