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콜트사, 거액배상 우려 권총시장 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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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총기 제조업체인 콜트사가 총기사고 피해자 가족과 미국내 29개 시당국의 법률소송 위협에 굴복해 권총시장에서 손을 뗄 계획이라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18일자)가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콜트사가 이달말부터 권총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며 군사용이나 수집용 무기 생산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고 전했다.

콜트는 이번 계획에 따라 코네티컷 하트퍼드 소재 권총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종업원 700명중 300명을 해고할 방침이다.

콜트의 한 간부는 "커다란 위험부담 없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문에 치중해야 한다"며 "비합리적인 이유 때문에 일정 사업부문을 포기한다는 것은 고통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내에서는 총기사고 피해자 가족과 각 도시가 총기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거액의 피해보상 청구소송이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기제조업체에 소송을 제기한도시는 29개에 달한다.

또 지난달 29일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은 사상 처음으로 총기가 범죄에 이용된 데대해 총기업체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콜트사는 지난달 델라웨어주 윌밍턴시가 법률소송을 제기한 8개 총기제조업체에 포함돼 있다.

1830년대 샘 콜트가 재장전하지 않고 총기를 연속발사할 수 있는 권총을 발명해낸 이후 성장을 거듭해온 콜트사는 지난 92년 파산신청을 냈다가 94년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내 회생했으며 최근 들어 정부발주 계약을 몇 건 따내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콜트사는 총기사고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커지자 최근 들어서는 자회사인 아이콜트를 통해 총기 소유자에 의해서만 발사가 가능한 `스마트 건'을 내년에 시장에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총기 제조업체는 자신들이 생산한 총기가 구매자에 의해 어떻게 사용됐는지에대해 책임을 질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 이미 담배생산업체들도 법정에서 유사한 주장을 했다가 패소해 거액의 배상판결을 받은 바 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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