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연평도 정국’ 출구전략 … 4대강·대포폰 다시 꺼내 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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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주당 손학규(얼굴) 대표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상황에서 중단했던 4대 강 예산에 대한 공격을 2일 재개했다. ‘대포폰’ 파문에 대한 국정조사 주장도 폈다. 일종의 국면 전환이다.

 손 대표는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정부가 더 이상 실패하는 것을 온몸으로 막아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며 “총체적 위기와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인을 사찰하고 양심적인 민주인사를 탄압하는 것은 그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대포폰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연평도 포격 소리’에 일시적으로 묻어뒀던 대정부 강공 불씨를 살려 나가겠다는 선전포고였다.

 손 대표는 이날 ▶‘대포폰’ 국정조사 ▶대북 강경정책 전면 재검토 ▶4대 강 예산 전면 삭감 등 세 가지 요구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기자회견에는 박지원 원내대표와 천정배·박주선·조배숙 최고위원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특히 손 대표는 ‘연평도’ 정국의 출구전략으로 ‘4대 강’을 택했다. 그는 “4대 강 예산을 전면 삭감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예산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대신 4대 강 예산을 국방예산으로 돌린다면 찬성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5일로 예정된 ‘4대 강 예산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앞둔 ‘뜸 들이기’ 차원이라고 민주당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연평도 이슈에만 끌려가다간 두 달 동안 준비한 ‘범국민대회’가 소득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손 대표의 고심이 담겨 있다고 한다. 손 대표는 지난달 23일 서울광장 농성을 중단하면서 제쳐뒀던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도 다시 추진했다. 오전 11시 여의도 한 호텔에서 백낙청 교수, 함세웅 신부 등과 함께 시국원탁회의를 열었다. 오후 2시에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야 3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과 함께 ‘4대 강 예산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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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194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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