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나눔 앞장선 게이츠·버핏 ‘올해 사상가’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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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호들에게 재산 기부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지난 9월 29일 베이징을 방문한 워런 버핏(왼쪽)과 빌 게이츠. [베이징 AP=연합뉴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이 올해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Thinker)로 선정됐다. 미국 외교전문잡지 포린폴리시(FP)는 29일(현지시간) 인터넷에 공개한 12월호 기사에서, 올해 세계인들에게 영향을 미친 100명의 사상가 중 공동 1위로 이들을 뽑았다. FP가 세계 100대 사상가를 선정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게이츠와 버핏은 올해 전 세계 갑부들을 대상으로 ‘전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자’는 기부 서약(The Giving Pledge)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직접 지구촌 곳곳을 찾아다니며, 갑부들에게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이미 미 전역을 돌고 중국 상하이(上海)를 방문한 데 이어, 곧 인도를 찾을 예정이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이미 40명의 갑부가 참여를 약속했다.

 FP는 이들의 활동에 대해 “세계 각국과 유엔 같은 국제기구가 지구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 때, 기업가들의 혁신 정신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2위에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총재와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가 뽑혔다. “세계 금융위기 와중에 흔들림 없는 비전을 보여줬다”는 게 선정 이유였다. FP는 이들을 “지구촌의 소방관”으로 묘사하며, 두 사람이 그리스·헝가리 등이 국가 파산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3위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차지했다. FP는 올해 오바마가 경제회복 부진과 아프가니스탄 전선의 상황 악화, 중간선거 패배 등으로 고전했지만, 여전히 선진국 지도자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4위 자리에는 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 2의 경제대국에 오른 중국의 저우샤오찬(周小川) 중국인민은행장이 올랐다. FP는 저우 행장이 “세계 경제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다”며 그가 “올해 ‘미국이 세계 경제질서를 주도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점을 인정하도록 끊임없이 워싱턴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위에 올랐던 벤 버넹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저우 행장에 이어 5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FP는 “지난 7월 금융 개혁법안이 통과된 후, Fed가 전례 없이 큰 힘을 갖게 됐다”며 버넹키가 험난한 미국의 금융 개혁 작업을 앞장서 이끌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6·7위는 국제사회에서 브라질과 터키의 위상을 높이 끌어올린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과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이 각각 차지했다. 그 외 미국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군 사령관(8위)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9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10위)가 10위권에 들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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