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중개업소②파주땅 정보 내 머리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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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땅, 제 머릿속에 다 있습니다.”
파주 금촌 코아셋그린 윤훈덕 사장(47,031-944-5252). 그의 별명은 ‘파주 지도책’이다. 파주시 방방곡곡 안 가본 데가 없어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하다고 붙여진 애칭이다.

그렇지만 尹사장은 지금도 하루에 몇 군데씩 땅 시장을 둘러본다. 손님과 함께 갈 때는 물론이고, 혼자서도 자주 순찰(?)을 돈다. 미세하지만 수시로 바뀌는 현장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나의 실패경험을 고객의 성공으로

尹사장이 고향인 파주에 중개업소를 차리게 된 동기는 좀 남다르다. 뼈아픈 투자실패 경험 때문이다.

서울에서 건설업을 하며 돈을 모은 尹사장은 주식에 손을 댔다 크게 손해를 보고 말았다. 1990년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섰을 때도 야속하게 행운의 여신은 尹사장은 비켜갔다.
주식과 인연이 없다고 판단한 尹사장은 93년 땅 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 처참했다.


서해안 투기 열풍의 중심에 있던 서산에 처음으로 샀던 땅은 저온창고시설과 연고가 없는 묘지가 가까이 있어 오랫동안 돈이 오래 묶였다. 현장을 가보고도 답사를 건성으로 해 혐오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한 번은 기획부동산의 꾐에 넘어가기도 했다. 경남 통영에 산업공단이 들어온다며 임야를 사면 비싼 값에 되팔아주겠다는 권유에 빠져 현장도 안보고 덜컥 계약한 것. 훗날 자신이 ‘폭탄 돌리기’의 마지막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주식과 땅 투자의 연이은 실패로 많이 괴로웠습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불나방처럼 쫓아다닌 게 문제였더군요. 하지만 그 실패로 인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비로소 부동산 투자에 눈을 떴습니다.”

오기가 생긴 尹사장은 1996년 경매 사무실을 열고 아예 직접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다. 이때부터 尹사장은 서둘지 않고, 이론부터 차근차근 공부하며 준비를 철저히 했다.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그 덕에 낙찰받는 물건마다 높은 수익을 냈다.

경매를 하며 부동산 투자에 자신이 생긴 尹사장은 외환위기가 한창인 99년 자격증을 취득하고 고향인 파주에 중개업소를 차렸다. 尹사장은 파주 금촌 등 아파트와 상가 거래도 하고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토지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요즘도 토지가 매물로 나오면 현장에만 거의 10시간 이상 머문다. 땅의 동서남북을 돌아보며 활용도를 점쳐보고, 한 번 답사한 땅은 반드시 답사기를 기록해둔다.

“천원짜리 사과를 사도 이리저리 훑어보는데 몇 억원씩 하는 땅은 오죽하겠습니까? 이젠 땅만 봐도 어떻게 개발이 될지, 땅의 기운이 습한지 건조한지, 장단점은 뭔지 한눈에 보입니다.”


尹사장은 이런 경험을 고객에게 그대로 돌려주고 있다. 토지 매입 및 건축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 시 관할부서에도 함께 방문해 인허가를 도와주는 서비스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성실한 자세에 감복한 고객은 반드시 다른 손님을 소개해준다.

“제가 투자요령을 몰랐던 옛날 생각이 나서요. 고객들에게 A부터 Z까지 모조리 알려드려야 직성이 풀립니다.”
尹사장의 친절함이 입소문이 나며 이제 코아셋그린은 파주에서 적잖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요즘과 같은 불황에도 타격이 덜한 이유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가 성공 비결

尹사장이 중개업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바로 고객이 투자에 성공해 기뻐하며 찾아올 때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살던 집이 경매에 부쳐져 최우선 변제금 1200만원만 배당받아 나가야 하는 세입자를 만났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주부가 이 금액으로는 원룸 전세도 얻을수 없는 상황이었다.

尹사장은 이들의 딱한 사정을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에 백방으로 알아본 결과 지상권이 있는 농가주택이 800만원에 나와 있는 것을 알았다.

보통 지상권이 있는 집 만도 3000만원 이상 호가하기 때문에 분명 하자가 있는 집이라 판단됐다. 공부상의 내용을 살펴본 결과 행정착오로 지번(주소)이 틀리고 무허가며 소유주 또한 망인으로 꽤 복잡한 물건이었다. 현 매도자 또한 독거 노인이어서 이런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공부정리만 하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尹사장은 계약을 시킨 후 약 두 달간의 고생 끝에 법적으로 완전한 주택을 만들었다.

결국 그 세입자는 800만원을 들여 산 밑에 조그마한 140평짜리 전원주택을 만들었다. 비록 토지 소유자에게 매년 쌀 한가마니의 땅값을 지불하고 있지만 어엿한 집주인이 된 것이다.

지금도 尹장을 가끔씩 찾아오는 이 주부는 “ 인생지사 새옹지마라지만 이런 전화위복의 기회가 다 있다”며 눈물을 훔치곤 한다.


공인중개사의 길로 들어선 지 벌써 6년. 하지만 요즘도 尹사장은 부동산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서 주관하는 상가 전문가 과정과 부동산경매과정ㆍ풍수지리ㆍ토지전문가과정ㆍ컨설턴트과정 등을 모두 이수했다. 고객의 성공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尹사장의 지론이다.

일산신도시의 생성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尹사장은 앞으로 변화무쌍한 파주시의 발전 모습에 기대감이크다.

“파주는 이제 걸음마 단계입니다. 올 연말 파주 신도시 분양을 필두로 앞으로 투자자들이 이목이 이곳에 집중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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