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사만화전' 서울애니메이션센터서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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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우 영감'과 '나대로 선생'을 전시장에서 만난다? 비록 네 칸 좁은 공간이지만 날카로운 필봉으로 독자들의 가렵고 답답한 곳을 시원스럽게 긁어줘 때론 톱 기사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하곤 했던 일간지 시사만화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오는 8일부터 20일까지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리는'한국 시사만화전'이다.

이 행사에는'고바우 영감'의 김성환(문화일보)
·'김상택의 만화세상'의 김상택(중앙일보)
·'나대로 선생'의 이홍우(동아일보)
·심민섭(국민일보)
·'미주알'의 김을호(한겨레)
·신경무(조선일보)
·박순찬(경향신문)
·조태호(한국일보)
·박상기(서울경제)
·안백룡(한국경제)
·유기송(세계일보)
·조대현(내외경제)
·김송번(전 매일경제)
·안백룡(한국경제)
·양만금(전 국민일보)
·조기영(대한매일)
화백 등 한국시사만화가회 회원 23명이 참여한다.

각자 네칸만화 8점과 대표 캐릭터 1점,그리고 시사만평 1점씩을 출품했다.주로 근작을 중심으로 만화가들이 보관하고 있는 원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이다.'시사'라고는 해도 문화·환경 이슈보다는 정치 분야 소재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최은경 큐레이터는"통상 신문에 게재되는 것보다 훨씬 큰 B5∼A4용지 크기이므로 느낌의 차이가 확연할 것"이라며"시사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내용이 가장 우선하지만 무엇보다 만화로서 갖는 시각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도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출품작이 게재됐던 날짜의 신문을 복사해 원화와 함께 전시함으로써 비교하기 쉽게 했다.또 만화가마다 캐릭터 작품이나 네칸 만화 중 1점을 골라 가로·세로 각각 1m 크기로 확대 출력,입체화를 해 옥외전시장에 따로 전시할 예정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애초 목표했던 대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국내 시사만화의 역사를 총정리하는 전시까지는 되지 못했다는 것.또 한국시사만화가회와 연계하다 보니 회원이 아닌 시사만화가들의 작품이 소개되지 못한 것도 허전한 부분이다.센터는 이 부분의 보완을 위해 앞으로 국내 시사만화가들의 작품을 수집해 연도별·주제별로 편집해 센터 홈페이지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우리 시사만화의 현주소를 알뜰살뜰하게 자료를 모아 짚어봤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전시 기간 중에 출품작을 수록한 약 1백 페이지 분량의 자료집도 발간된다.센터는"시사만화도 출판만화의 한 영역이니 만큼 작품 분석에 대한 평론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02-3455-8376.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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