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랜드도 선전 … 매출 38%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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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내 잡화 브랜드인 MCM은 올해 신상품을 선보이는 초대형 패션쇼를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에서 열었다. 이 행사가 주목을 받은 건 수입 명품 브랜드가 아닌 국내 브랜드가 백화점 대형 광장을 통째로 빌려 패션쇼를 연 게 MCM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신상품을 소개하는 패션쇼를 대규모로 열었다는 건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라며 “당시 행사를 통해 지역 고객들에게 명품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국산 명품백’이 뜨고 있다. 해외 명품 가방이 ‘3초 백’(길거리에서 3초마다 볼 수 있는 핸드백이라는 의미)이란 말이 붙을 정도로 흔한 데다 ‘짝퉁’이 넘치고 있어 소비자들이 국내 브랜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품질에 비해 가격이 낮다는 점도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올 들어 7월까지 국내 핸드백 브랜드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4% 늘었다.

특히 30만~50만원대 ‘매스티지’(대중화 명품:명품을 표방하면서도 기존 명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 브랜드의 성장률은 더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루이까또즈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82.1%, 메트로시티는 54.9% 증가했다.

 국내 핸드백 업체의 대표 주자인 금강제화는 럭셔리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고급화·다양화 전략을 택했다. 지난 8월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엠브루노말리를 론칭했다. 브랜드 라이선스를 가져와 국내에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방식이다.

금강제화 김동화 과장은 “핸드백 패션쇼, VIP 고객 초청 클래스 등을 통해 고급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탄탄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국내 핸드백 시장 1위를 탈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브랜드가 선전하자 백화점에서도 이들 매장을 명품 브랜드와 같은 층에 입점시키거나 대형 부티크 형태로 확장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MCM의 경우 지난 4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매장은 2층으로 옮겼다. 경기점 2층은 해외 명품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 있는 곳이다. 본점에서는 지난 8월 명품 브랜드 버버리 옆으로 매장을 옮겨 확장 오픈했다.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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