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는 없었지만 … 라면·생수 판매 반짝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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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한 직후 라면·생수 등 생필품 판매가 반짝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연평도와 가까운 일부 지역에서는 관련 품목의 판매가 일주일 전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기도 했다.

 GS슈퍼마켓은 23일 라면 매출이 일주일 전에 비해 44.2% 증가했다고 밝혔다. 생수는 31.1%, 즉석식품은 17.4%, 통조림은 10.8%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연평도와 가까운 인천 지역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 있는 GS수퍼마켓 14개 점포에서는 라면 매출이 58.5%, 생수는 59.2% 증가했다. 특히 송도점에서는 라면과 생수 매출이 각각 107.4%, 77.2% 늘었다. GS수퍼마켓 김상식 송도점장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 보도된 뒤 라면을 박스로 구입해 가는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재기는 매출이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할 때 쓰는 표현”이라며 “일부 물품에서 충동구매가 일어났지만 사재기로 볼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23일 라면 매출이 일주일 전에 비해 20%가량 늘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부탄가스 판매도 평일 평균치에 비해 약 10% 증가했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서는 연평도 공격 보도가 나간 직후 약 1시간 동안 라면 매출이 15%, 치약·비누 등 생필품이 10% 정도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실시간 매출이 반짝 상승했으나 이후 다시 평상시 수준을 되찾았다. 현재 뚜렷한 사재기 현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해 5도 지역에서 나는 꽃게·새우 등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해양경찰은 23일 오후 서해 5도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87척을 모두 회항 조치했다.

연평도·백령도 산지에서 꽃게 조업기간은 8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다. 앞으로 한 달 동안 속살이 꽉 찬 고급 꽃게를 잡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동백하(생새우)는 백령도·강화도 등지에서 11월 한 달 동안 잡아 김장재료로 판매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서해 5도 인근에서 조업이 불가능해지면 물량이 부족해져 꽃게·동백하 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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