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가 북한에 공격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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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3일 오후 서해 연평도에 100여 발의 해안포·곡사포를 발사해 섬 곳곳이 검은 연기에 휩싸여 있다. 북한군의 공격으로 해병대원 2명이 숨졌다. 군은 북한군 해안포 기지를 향해 K-9 자주포 80여 발로 대응 사격을 했다. [연평도 여행객 최용문씨 제공]


북한이 서해 연평도를 공격했다. 북한군은 23일 오후 2시34분 연평도의 우리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을 향해 해안포와 곡사포 100여 발을 발사했다. 지난 3월 26일 천안함 공격 이래 8개월 만의 군사 공격이다. 민간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 공격을 한 것은 1953년 7월 휴전협정 이래 처음이다. 북한의 공격으로 해병대 서정우(22) 병장과 문광욱(20) 이병이 사망했고 16명이 부상했다. 이 가운데 6명은 중상이다. 민간인 피해는 부상 3명, 실종 2명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최초 공격 13분 뒤부터 연평도 북방 북측 무도와 개머리 해안포·곡사포 기지를 향해 K-9 자주포 80여 발로 대응 사격했다. 군은 서해 5도 지역에 국지도발 최고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전군에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이홍기 합참 작전본부장은 “북한의 해안포 공격은 유엔헌장과 정전협정, 남북불가침 합의를 위반한 계획적·의도적인 불법행위이며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 거주지역까지 무차별 사격한 비인도적 만행”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공격 직후 한민구 합참의장으로부터 화상 전화 보고를 받고 “몇 배로 응징하라”고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해안포 주변의 미사일기지에 대해서도 “경우에 따라선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으면) 타격하라”는 지시도 내렸 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밤 합참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 북한의 추가도발도 예상된다”며 “몇 배의 화력으로 응징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다시는 도발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응징을 해야 한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 북한의 공격과 관련해 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정·정현목·정용수·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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