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중국 돌고래족·커우커우족이 사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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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의 10월 물가는 4.4%나 급등했다. 소득증가보다 물가상승이 빠르다 보니 생존을 위한 절약 아이디어가 활발하게 나온다.

 특히 1980년대에 태어나 바링허우(八零後)로 불리는 신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선 ‘돌고래(海豚)족’과 ‘커우커우(摳摳)족’이란 말이 등장했다.

 돌고래족이란 ‘대량으로 사재기한다’는 의미의 하이량툰지(海量囤積)의 줄인 말인 ‘하이툰’ 발음이 중국어로 돌고래를 뜻하는 데서 나왔다. 쌀·밀가루·식용유 값이 오를 것을 예상해 무더기로 사재기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이런 사재기는 부작용도 많아 국무원(중앙정부)은 17일 사재기 엄벌을 공표했다.

 커우커우족은 1위안(약 170원)도 절반으로 쪼개 소비하는 신세대 직장인을 지칭한다. 우리말론 ‘짠돌이’나 ‘알뜰살뜰족’에 해당한다. 택시 대신 버스를 타는 것은 기본이다. 외식은커녕 불가피한 손님 접대도 집에서 직접 만든 요리로 대접한다. 커우커우족인 장이(張一·23)는 “직장에서 원가 121위안(약 2만원) 하는 4인분 세트 메뉴를 58위안 주고 동료들과 배달시켜 먹는다”고 말했다. 헬스클럽 대신 출퇴근 길에 아파트와 사무실 빌딩의 계단 오르내리기로 건강 관리를 대신한다. 치치(奇奇·24)는 “백화점에서 옷을 입어본 뒤 인터넷으로 구매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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