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에 맞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다룬 책이 17일 나왔다. 『이기지 못할 도전은 없다』(임희정 지음, 메디치미디어, 230쪽·사진)로 현 회장의 경영 비화와 리더십을 담았다. 부제는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의 끝없는 도전과 열정’.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을 다룬 책은 여러 번 나왔으나 현 회장을 앞세운 책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책은 2003년 8월 남편인 정몽헌 회장 타계 이후 재벌가 며느리에서 현대그룹 최고경영자(CEO)로 어떻게 성공적으로 변신했는지를 담았다. 2003~2004년 KCC와의 경영권 분쟁과 2006년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선 지분 매입 사건에서 현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도 다뤘다.
책은 정몽헌 회장이 생전에 제2금융권으로부터 290억원을 대출받으며 보증을 선 KCC 정상영 명예회장에게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70만 주와 성북동 자택을 담보로 제공한 것이 ‘분쟁의 씨앗’이라고 지적했다.
정몽헌 회장 사후 정상영 명예회장이 투자회사를 활용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며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이후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국민주 운동’을 벌이며 우호지분을 모아 경영권을 방어한다.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으로부터 ‘양아들’ 대접을 받았고, 정몽헌 회장은 유서에 ‘피를 이은 자식보다 더한 자식’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김 부회장을 2005년 퇴임시킨 건 현 회장의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이라고 책은 표현했다.
2006년 4월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 지분을 인수했을 때 현 회장은 KCC 분쟁 때보다 눈앞이 더 깜깜해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일정이 계속 늦춰지면서 시어머니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한 일화도 소개됐다. 현 회장이 체계적인 경영 수업을 받기 위해 여러 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에 참여하는 모습도 소개했다. 특히 KCC 분쟁 당시에도 1주일에 이틀씩 시간을 쪼개 수업에 참여했다.
작가인 임희정씨는 집필을 위해 현 회장 지인과 현대그룹 전·현직 임직원을 취재하고, 현 회장을 가까이서 취재했던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설(說)로 떠돌던 내용에 대해 확인 작업을 거쳤다. 시중 서점에서는 25일부터 구할 수 있다.
강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