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부동산은 ‘부뚜막’… 분양시장 은근히 ‘따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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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

찬 바람이 매서워지는 11월이지만 분양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모델하우스마다 인파가 몰리고 근래 보기 드물었던 순위 내 청약 마감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전셋값 상승으로 촉발된 매매시장의 회복 분위기가 분양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모습이다.

 동부건설이 용산 한강로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은 지난 12일 청약 신청을 마감한 결과 평균 2.34대 1을 기록하면서 모든 주택형이 모집가구수를 넘겼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121~171㎡ 대형으로 이뤄져 있는 데다 평균 분양가가 주변보다 비싼 3.3㎡당 3600만원 수준이어서 분양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지난 12~14일 롯데건설과 한진중공업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짓는 1439가구의 송도캐슬&해모로 아파트 모델하우스엔 2만1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시장 침체를 반영해 기존 분양했던 아파트보다 분양가를 저렴하게 책정하자 현지 인근 주민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충남 연기군 세종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도 우려와는 달리 인기행진이다. 특별분양이 1.1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런 분위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1월과 12월 새 아파트 분양 물량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지만 수요자의 관심을 끌 물량이 많다. 보금자리주택, 서울 도심 뉴타운 아파트 등이 그것이다. 특히 많은 건설사가 보금자리주택과 맞대결을 피해 분양을 미뤘음에도 과감하게 분양에 나서는 민간 주택에 관심이 쏠린다.

 ◆보금자리 vs 민간분양 격돌=보금자리주택과 이에 맞선 민간분양 주택의 대결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우선 18일 청약접수를 하는 3차 보금자리주택 3곳(서울항동·인천구월·하남감일)과 동부건설의 인천 계양구 귤현동 센트레빌과 LIG건설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이수역 리가가 맞대결을 펼친다. 3차 보금자리주택이 3.3㎡당 850만~1050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75~90% 수준의 저렴한 분양가를 장점으로 내세웠다면 민간분양 물량은 역세권의 편리한 생활환경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

 12월엔 강남 보금자리주택 본청약 물량(서울강남A2, 서울서초A2단지 400가구)과 흑석뉴타운, 강남재건축, 마포재개발 분양물량이 한판승을 겨룬다. 강남 보금자리주택은 뛰어난 입지와 저렴한 분양가로 청약 경쟁률이 높을 전망이다.

 비슷한 시기 민간에선 인기가 많았던 서울 도심 주요 뉴타운에 대단지 아파트를 분양해 맞불을 놓는다. 동부건설이 흑석뉴타운에 센트레빌 아파트를,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서초구 반포동에 삼호가든1, 2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e편한세상을 공급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민간 도심 물량은 분양가는 다소 비쌀 전망이지만 기반시설·편의성 등은 뛰어나고 전매제한·거주의무 등 규제도 받지 않기 때문에 장점도 많다”고 말했다.

 ◆수도권 택지지구도 잇단 분양=경기도에서는 민간 건설사가 고양 삼송지구 등 주요 택지지구에 분양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시장 침체로 분양이 잘 되지 않는 지역이지만 최근 시장 회복 분위기에서 얼마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산업개발이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공급하는 용인 성복 아이파크와 동문건설이 삼송지구 B1블록에 짓는 타운하우스 등이다.

 성복 아이파크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3.3㎡당 1300만원 수준으로 주변 새 아파트 분양가보다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동문건설의 삼송지구 타운하우스는 전용 95㎡형의 중형 크기로 지하철3호선 삼송역이 가까운 것이 장점이다.

 지방에서는 부산 분양시장의 청약열기가 울산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GS건설은 12월에 울산시 남구 무거동에서 자이 아파트 228가구를 공급한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활기를 띠고 있는 부산과 수도권 분양시장 분위기가 연말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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